1. 염상섭, '양과자갑' 전문
🐱 전문부터 감상하라냥~ 나른하다고 식빵 굽지말라냥!!
“계십니까? 나 좀 보세요…….”
안채의 뒷마당을 막은 차면 모퉁이에서, 여자의 거세면서도 뻑뻑한 목소리가 났다. 그러나 방 속에서는 내외간 이야기에 팔려서, 채 못 알아들은 모양인지, 대꾸도 없이 아낙네의 말소리가 이어 나온다.
“……그리키에 당신은 영어(英語) 헛배웠다는 거 아니요. 미국에는 공연히 다녀온 거 아니냔 말예요.”
무슨 말 끝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양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울화가 터지는 것을 참는 듯 가라앉은 깐죽깐죽한 목소리다.
“내 영어는, 어디, 집 얻어 대라구 배우고, 통역(通譯)하라구 배운 영어던가? 통역에나 써먹자고 미국 가서 공부했을라구…….”
영감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들어 나이는 한 사십 넘었을 것 같다.
차면 턱에 섰던 안라(安羅)는, 그러지 않아도 영문의 번역을 청하러 나온 길이라, 영어 노래 통에 귀가 반짝 띄어서 손에 든 종잇조각을 들여다보며 귀를 기울이고 섰는 것이다. 안라는 뒤채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주인이 영어를 안다는 말을 일전부터 들었기에 지금 이 타이프라이터로 찍은 공문서(公文書)를 급한 대로 읽어보아달라고 가지고 나온 길이다. 안라는 다시 소리를 내려다가, 또 방 안에서 중얼중얼하고 영감의 목소리가 나기에 그대로 멈칫 섰다.
“그 영어 한 자에 돈으로 따져도 몇십 원 몇백 원으로 논지가 아니거던. 미국 가서도 생돈 갖다 쓰면서 배운 거 아닌가! 허허.”
젊었을 때, 호강으로 살던 것을 회고(回顧)하는 술회(述懷)인 모양이다.
“그러니 뭘 해요? 되루 주구 말루 받지는 못한들, 그 비싼 영어를 써먹지를 못하니 딱하우. 안집 딸만 해두 쭉 째진 영어를 웬걸 하겠소마는 그래두 이런 크낙한 집을 얻어 든 걸 보우! 헝 내 참…….”
“허허허…… 이런 딱한 소리 봤나? 글쎄 내 영어는 집 얻어 내는 영어, 통역하는 영어가 아니란밖에! 영어 못하는 셈만 치면 그만 아닌가? 그러지 말구 여보 마누라! 술이나 한잔 더 사오우. 당장 거리로 내쫓기야 하겠소. 정 갈 데가 없으면 방공굴로라도 들어가면 그만 아뇨. 나가라 들어오너라는 말 안 듣는 것만 해두 좋지.”
하고 영감은 껄껄 웃는다. 술 사오라는 말을 듣고 생각하니, 공일날 늦은 아침상을 받고 해장을 하고 있었던지 좀 주기가 있는 목소리다. 마누라는 술을 또 받아오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 그런지, 방공굴로라도 들어간다는 객설에 화가 나서 그런지, 잠자코 있고 방 안은 괴괴하여졌다.
안라는 실없이 재미가 나서 엿듣다가,
“여보세요. 보배 어머니!”
하고 비로소 또 한 번 소리를 쳤다.
“네? 누구세요?”
주부의 곱살스러운 목소리가 나며 쇼지(미닫이─여기는 일본 집 뒤채다)의 허리께에 붙은 유리 안에서 주부의 얼굴이 해죽 비치더니 문을 밀치며,
“어서 오셔요.”
하고 툇마루로 나선다.
안집이 떠나온 지는 한 보름밖에 아니 되지마는 그리고 이 여자는 이 집 식구는 아닌 모양이지마는 안채가 떠나오던 날부터 보았고 안으로 물을 길으러 드나드는 동안에 몇 번 만나 말도 붙여보아서 잘 아나 뒤채의 주부가 보배 어머니인 줄은 알 리도 없고 그렇게 무관하게 말을 붙일 만큼 친숙해진 터도 아니지마는 주인마누라에게 들어서 안 모양이다.
“이거 미안하지만 보배 아버지께 좀 보아줍시사고 하세요.”
안라는 그 우둥퉁한 얼굴에 웃는 낯도 안 보이고 손에 들었던 종이쪽지를 내민다. 영수(英秀) 부인은 잠자코 주는 종이쪽지를 받으면서도 “……보아줍시사고 하세요” 하는 그 ‘하세요’가 보아주어야 할 의무나 이편에 있는 듯이 명령적으로 하는 말이 무심중간에도 좀 불쾌하여 이편도 처음의 좋은 낯이 살짝 변하면서 그 야단스럽게 화장한 얼굴을 말끔히 쳐다보았다.
노르끄레하게 물을 들여서 지진 부프한 곱슬머리가 처음 볼 때부터 이건 튀기인가 아닌가 하고 눈을 커닿게 뜨기도 하였지마는 누런 얼굴빛이라든지 영채가 없이 부옇게 뜬 거슴츠레한 뚱그런 검은 눈이 튀기는 아닌 것이 분명하였다. 질뚠하게 생긴 유착한 몸집과 빽빽해 보이는 어깨통이 어느 한구석 남자의 눈을 끌 데라고는 없으나 화장만은 머리와 같이 혼란하다. 제 바탕이 누르고 눈이 거슴츠레해서 거기에 걸맞게 하느라고 그랬던지 얼굴 전체를 검숭하게 꾸미고 눈가를 회색 빛깔로 더 거슴츠레하게 뺑끼칠 하듯이 칠한 데다가 눈썹은 꼬리께를 반은 깎고서 학교 아이의 에노구를 발랐는지 여기에는 고동색 칠을 한줄기 살짝 그었다.
이것은 어느 나라 화장술인지 그러고 보니 아닌 게 아니라 황인종과 흑인종의 튀기 같기도 하다. 화장이 여자의 몸가축만 아니라 취미와 교양 정도를 가리키는 것이요 시대 풍조라든지 생활의 쾌적과 심지어는 도시 풍경의 미화(美化)까지에 관계가 적지 않다고도 하겠지마는 본능적으로는 이성에 대한 소리없는 노래요 손짓이라 할진대 이 여자는 무엇을 상대로 누구더러 곱게 보아달라고 있는 솜씨를 다 부려서 이런 탈을 쓰고 다니는지? 영수 부인은 마주 보기가 면구스럽고 속이 느글느글해지는 것 같으면서 무심코 두 손이 퍼머넌트 한번 못 해본 자기 머리로 올라갔다.
“글쎄 여쭈어보죠.”
영수 부인은 A자 한 자도 땅김을 못하는('땅기다' 또는 '당기다'의 방언(사투리)이나 옛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글씨를 쓰기 위해 붓이나 펜을 내리뻗거나 획을 긋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즉, 글자를 한 획도 그릴 줄 모른다는 의미) 영문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한마디 하고 돌쳐선다. 남편이 영어 한 자에 몇십 원 몇백 원 들여 배웠다고 금방 한 말이 귀에 남아 있어 그렇기도 하지마는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괴벽한 남편의 성미를 뻔히 아는지라 무슨 딴청을 할지 몰라서 뒤를 두는 것이었다.
영수는 종이쪽지를 받아서 한번 쭉 훑어보고 내주며, “난 모르겠는걸. 갖다 줘!” 하고 눈짓을 끔뻑한다. 벌써 토라진 소리다. 아내는 남편에게로 가까이 가서 입을 거진 귀에다 대듯이 하며
“그러지 말구 어서 일러주세요. 주인의 누이라는데…….”
하고 속삭였다. 주인의 누이가 그다지 대수로운 것이 아니요, 또 그 말이 꽤 까다로운 남편의 비위를 더 거슬려놓을지? 애가 쓰이기는 하나, 당장 이 뒤채를 내놓으라고 날마다 얼굴만 보면 야단을 치는 집주인의 누이의 부탁이라면, 혹시는 아무리 예사롭지 않은 남편의 성미에도 다소곳이 들을까 싶어 이런 소리를 한 것이다.
“흥, 아니꼬운 소리! 주인이 그렇게 무섭다는 말인가? 허허허…….”
술이 점점 취하여가는지 이런 소리를 밖에서 들릴 만치 커닿게 하며 껄껄 웃는다. 아내는 자기 역시 그 계집애가 이것 좀 보아주슈 하고 퉁명스럽게 하던 말눈치가 못마땅은 하였으나, 남편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내 약주 사다 드릴게, 무슨 뜻인가 내게만 일러주시구려.”
하고 정말 손으로 비는 흉내를 내며 속삭인다. 남편은 흐응…… 하고 또 코웃음을 치면서도 술을 받아다가 준다는 바람에, 마음을 돌렸던지 종잇조각을 빼앗아서 다시 보며 일러준다.
“약초정─지금의 초동(草洞)이로군─초동 ××번지 소재 적산가옥(敵産家屋) 한 채를 김안라에게 관리(管理)시킨다는 증서로군. 말하자면 이것이 요새의 집문서야. 아닌 게 아니라 나보다 다들 재주가 좋아! 허허허…… 아니 마누라보다 재주가 좋단 말야. 마누라두 늙지나 않았더면 집 한 채 생기는걸! 허허허.”
“에구, 객설! 젊은 여편네면 누구나 다 집 한 채씩 준답디까?”
아내는 밖에서 안라가 들을까 보아 이렇게 입을 막으려는 것인데, 남편은 되레 껄껄 웃으며,
“누가 아니랬어! 김안라란 여자 이름 아닌가? 서양식 이름으로 ‘안나’라는 걸 게니…….”
마누라가 휙 나가며 미닫이를 딱 닫아버리는 바람에, 영수는 방 안에서 혼자 중얼거리다가 입을 닫쳐버린다.
“네, 대가 그런 줄은 아는데 이걸 좀 번역을 해 써줍시사는 것인데…… 그 집을 내가 들게는 댔으나 생전 내놓아야죠. 이것을 번역해 가지고 가서 보여주려구 해서 그래요.”
영수 부인이 남편에게 들은 대로 전해 들려주니까, 안라는 이런 소리를 또 한다. ‘안라’인지 ‘안나’인지 이름도 모를 여자가, 제붙이가 차지한 집에 곁방살이를 한다고, 제멋대로 넘보고 하는 수작인지는 모르되 번역을 해서 벗겨다가 보여야 할 것은 제 사정이요 이편이 그 시중까지 하라는 것은 친숙한 사이면 몰라도 날마다 집을 내놓으라고 오구를 치는 요새의 영수네 처지로는 여편네 마음에도 아까 청하는 말씨에부터 토라진 끝이라 아니꼽게 들렸다.
“지금 약주가 취하셔서 안 될걸요.”
술 핑계로 발뺌을 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 여자는
“뭘 이만 것쯤 두어 줄 휙휙 적어주시면 그만일걸…….”
하고 종잇조각을 받으려고 아니 한다. 영수 부인은 슬며시 화가 나면서 망단하였다. 배짱이 이만이나 하기에 젊은 여자의 몸으로 이 판에 공으로 집 한 채를 울거낸 것이겠지마는, 또다시 남편에게 입을 벌렸다가는 당장 이 여자를 앞에 세워놓고 불호령이 나올 것이요, 그랬다가는 이 집에 하루도 더 붙어 있지는 못하고 쫓겨날 것이다. 바로 보름 전에 본 일이지마는, 저 안채에 든 사람을 하루 전에 나가라고 통고를 하여놓고 이튿날 ××가 오고 어쩌고 떠들썩하더니 세간을 끌어 길거리에 내놓고 식구들을 등덜미를 밀듯이 하여 당장으로 내쫓아버리는, 그런 당당한 권력들을 가진 사람들이다. 어떻든지 덧들여서는 당장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두구 들어가슈. 딸년이 변변치는 못해두 이만 것은 번역할 듯하니 시켜보죠.”
하고, 또 한 번 자기가 꺾이는 수밖에 없었다.
“아, 따님이 그렇게 영어를 하셔요?”
안라는 눈이 더 둥그레지며 놀란다. 이름은 서양 여자 같은 이름을 붙이고, 양장에 얼굴을 서양 여자는 못 되어도 튀기만큼이라도 보이려고 갖은 솜씨를 부려서 도깨비 탈은 썼으나, 영어의 비럭질을 다녀야 하느니만치, 매우 안타까운 모양이요. 영어를 한다는 사람이면, 더구나 여자로서 영어를 하다니 부럽고 저만치 쳐다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나 영어를 하는 남편과 딸을 둔 이 부인에게는 조금치도 경의를 표하는 눈치가 없이 명령하듯이 떼만 쓰니, 이 부인이 영어를 몰라서 그러는지, 집 한 칸이 없고 곁방살이를 하는 이재민이라 해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마침 일요일이라, 저편 방에 들어앉아 책을 보고 있던 보배는 모친이 부르는 소리에 마루 끝으로 나왔다.
“너 이것 좀 번역해드릴 수 있겠니?”
모친은 아무리 딸이 L여중학 오 년생이지만 영어 실력을 알 수가 없다.
“네. 어디 내가 뭐 아나요?”
보배는 호기심이 나서 생글 웃으며 탐탁히 종잇조각을 모친에게서 받아 들고 한번 쭉 훑어본다.
부모 닮아서 키가 훌쩍 크고 날씬한 몸매가, 앞에 섰는 이 여자와 좋은 대조가 되거니와, 빛깔이 희고 갸름한 상이 귀염성 있는 예쁜 판이요, 더구나 상큼한 콧날과 또렷또렷한 눈매를 보면, 이 아버지의 이 딸답게, 맑고 강직한 성격이 엿보인다.
“해드리죠.” 보배는 청하는 이 여자보다도 도리어 상냥한 웃음을 생글 웃어 보이며 손쉽게 맡는다. 돈은 군정청 사환아이만큼도 못 벌어들이는, 대학의 시간강사이지마는, 영어로 소설도 쓰고 시도 읊는 영문학자인 자기 부친에게 이따위 대서소(代書所) 쇰직한 일을 청하는 것부터 딸의 생각에도 싫은 일이지마는, 보배는 제 영어의 실력을 실지에 써보는 데에 흥미와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보배가 종이쪽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니까, 안라도 성큼 뛰어올라와서 따라 들어간다. 실례합니다, 어쩌고 인사를 하는 것은, 일본 풍속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제 집같이 무람없는 것도 영수 부인은 실쭉하였으나, 모른 척하고 이편 방으로 들어갔다.
“못 한다고 쫓아 보낼 일이지, 그건 무엇 하자구 아랑곳을 하는 거야?”
남편은 또 눈살을 찌푸린다.
“에그 꿈에 볼까 봐 무서워. 그따위를 어쩌자구 보배 방에 들어가게 내버려 두드람!”
송충이가 목덜미로 기어들어가기나 하는 듯싶어 영수는 점점 더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움츠러뜨린다.
“내 이런 딱한 양반은! 들어오는 사람을 떼밀어 내쫓나, 세상에 당신 같아서야 어디 남하구 하룬들 살겠소.”
마누라가 속삭인다.
“그럼 커가는 딸자식을 데리구, 이 구석이 어떤 구석이라구…….”
“제발 입을 좀 봉하구 가만히 계세요. 누가 이런 구석에 하룬들 있으라구 붙듭니까?”
마누라는 술을 사러 나가려는지, 머리를 부리나케 빗는다. 영수는 거기에는 대꾸도 않고,
“일본엔 라샤멘이라구 양첩(洋妾)이 있겠다─이건 그것보다두…….” 하고, 누구더러 들으라는 것도 아니요, 혼자 개탄하듯이 또 쭝얼쭝얼하자니까, 마누라는 쪽 찌던 머리를 붙들고 일어나서 또 다가오며,
“이거 누구를 못살게 굴려구 이러시는 거요? 이렇게 잔소리로 판을 차리시면 술 안 사와요.”
여기에는 찔끔인지, 영수는 껄껄 웃고 만다.
2
영수 부인이 술병을 들고 마당으로 들어오자니까, 안라인지 뭐시깽인지 검둥아가씨가 딸의 방에서 나와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주쳤다.
“어떻게, 잘됐소?”
“네. ……그런데 이래서 갖다 뵈구 내놓으래두 안 들어먹으면, 어떻게 댁에서라두 그리로 떠나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두 하는데……? 돈야 좀 목은 것('묶인 돈' 또는 '모아둔 큰돈(목돈)'을 의미합니다. 맥락상 여비나 해결 비용으로 모아둔 돈을 지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셔야 하겠지만…….”
영수 부인은, 이 여자는 어떻게 배워먹었기에 아침 내 성이 가시게 하고 가면서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별안간 불쑥 이건 무슨 구성없는 수작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멀뚱히 쳐다만 보다가, 비로소 짐작이 들면서,
“우리야 한시가 급하니까, 아무 데나 좋지만, 댁에서 못 내보내는 것을 더구나 우리 힘으로 내쫓는 재주가 있겠소?”
하고 핀잔을 주듯이 웃었다.
“어쨌든 나중에 의논, 좀 하심시다요.”
하고 검둥아가씨는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지금 뭐라는 소리요? 집을 얻어줄 테니 나가라는 거야?”
마누라가 방에 들어오니까, 밖에서 하던 소리를 재차 묻는다.
“얻어주긴?…… 당신 같으신 소리두 하슈. 그래두 덜 속아보신 게로구려?”
하고, 아내는 전기 곤로에 술을 따라놓으며 코웃음을 친다. 술심부름에 넌더리가 나서도 쏘는 소리를 하겠지마는, 작년 가을에, 이북서 오니까, 돈푼이나 가지고 온 줄 알고 그랬던지, 전에 안면이나 있던 젊은 아이가 나타나서, 집 한채를 얻어주마는 바람에, 건몸 달아서 술을 사다 준다, 고기를 사다 준다, 점심을 먹여야 하는 돈이 든다 하고, 없는 옷가지를 팔아가며 젊은애 꽁무니를 한참 쫓아다니다가는 발라맞추는 양이, 세상에는 피난민 등쳐먹는 그런 생화도 있구나─ 하고 헛물만 켜고 나가자빠진 일이 있은 뒤로, 아내는 그때에 자기 옷만 판 것이 분해서, 말끝만 나면 오금을 박는 것이다.
“그야 안 나가고 버티면, 저번 안채 사람 모양으로 어디던지 몸 붙일 데를 얻어라두 주는 것이지.”
“속 시원한 소리두 하슈, 그 여자 말요, 집을 얻어놓았는데, 정 안 나가거던 권리금을 내구 사서, 우리더러 내쫓고 올며가라는 수작이라우. 권리금 낼 돈두 없지만, 앓느니 죽지, 저희가 못 내쫓는 걸 우리는 무슨 재주루 돈 들여가면 내쫓구 가라는 거겠소.”
아내는 남편이 술 먹는 이외에는 별로 불만 있는 것은 아니나, 다만 세상 물정에 등한하고 주변이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 판에 미국 유학한 덕, 영어 잘하는 덕을 남보다 더 보아야 할 터인데, 겨우 대학에 시간강사로 몇 시간 맡은 것밖에는 밤낮 죽치고 들어앉아서 세상 한탄이나 하고, 누구는 어떠니 싫고, 누구는 아무기로서니 그럴 줄은 몰랐다고 욕설이나 하는 것이, 인제는 귀에 못이 박이다시피 되어 싫었다. 누구보다 먼저 덕을 보아야 하겠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전쟁 통에 아무 까닭 없이 미국 출신이란 트집으로 두 번이나 유치장 신세를 지고 한 번은 미결감 한 번은 감시소(監視所)라던가 하는 데에 갇혀 있다가, 해방 직전에 풀려나와서는, 울화에 떠서 술로 세월을 보내면서, 마침 소개(疏開)한다는 바람에 몇 칸 안 되는 집이나마 팔아가지고 외가의 연줄을 더듬어 강원도 철원으로 갔던 것이, 결국은 오늘날 파산의 장본이 된 것이다. 설마 삼팔(三八)선에 ‘토치카’가 서고 철원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서울이 여행권조차 얻을 수 없는 천리 만리 외국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하였지마는, 세 식구가 빈 몸뚱이로 간신히 서울에를 기어 들어섰더라도 남과 같이 주변성 있게 서둘렀으면 아무려나 집 한 채 못 얻어 걸릴 것이 아니었다고 부인은 분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이 어떻게 들어서 그런지, 난 벼슬하려 공부한 것이 아니라, 내가 통역하려 영어를 배웠던가 싶으냐 하며 꼬장꼬장한 소리만 하고 앉았으니, 전쟁 통에 그 고생을 하고 파산까지 하고서 이 지경으로 겨울은 닥쳐오는데 거리에 나앉게 된 것이 무엇 때문이었던가를 생각하면, 이판에 무슨 큰 수는 못 나도 그 보충은 될 만큼 약게 놀아야 살아가지 않는가 하는 불평이 나날이 쌓여가는 것이다.
“그래 벼슬을 하고 통역을 하는 것은 건국에 이바지하는 도리가 아니요?”
이렇게 권고를 해도,
“글쎄, 난 싫다는데 어쩌라는 거요?”
하고 눈을 곤두세우며 역정을 내는 것이었다.
“그럼 처자식을 거리로 나앉으라는 거요?”
하고 애원을 하면.
“흥, 그야 제 팔자대로 살겠지?”
하고 코대답이다. 스물한 살 먹은 맏아들 놈을 병으로 내놓고 나서 소개를 한 뒤, 해방이 된 지 일 년이 넘도록 종무소식인 것을 부부간에라도 아무쪼록 입 밖에 내지 않고 지내자니 더욱이 속이 썩어서 술만 마시려 들고 세상일을 귀찮아하는 듯싶다는 동정도 가나, “저의 팔자대로 살겠지!” 하는 그 말은 이런데서 우러나오는 간국같이 쓰고 짠 소리일 것이다.
“그러니까 아까 그 색시가, 이 채에 들려고 몸이 달아 그러는 게로군? 그래 그 색시가 쥔마누라의 둘째 딸이란 말야?”
영수는 잠자코 술만 마시다가 한마디 한다. 주인마누라 말이, 자기 둘째 딸이 집에 몰려서, 이 뒤채로 들어오니까 어서 내주어야 하겠다는 말을 늘 들었기에 하는 말이다.
“글쎄요. 난 그 흑구자가 색시의 시뉘구(시누이고), 둘째 딸이란 것은, 따루 있는 줄 알았더니…… 이 채에 와서들 둘째 딸이란 것이 그것이라면 큰딸과는 애비가 다른 것이지!”
영수댁은 이런 소리를 한다. 이 집은 원체 일본 사람이 여관이거나 마찌아이(待合) 같은 것을 경영하던 집인 듯싶은 크낙한 집인데, 미군이 쓴다고 해서 부랴부랴 내놓게 한 것인데, 급기야 와서 드는 사람을 보니, 기생퇴물 같은 똑딴 양장미인과 그 모친이란 오십쯤 된 중년 부인하고, 금옥이라는 열댓 살 된 계집애년의 세 식구뿐이요, 안라는 주인의 동생이란 말을 무슨 말 끝에 들은 법한데 하여간 여기 와서 자지는 않는다.
“아, 파닥지(얼굴)를 보면 모르나! 아무러면 그 귀신같은 것이 양장미인의 동생일 리는 없으니, 남편의 누인지 시눈지! 검둥이의 첩인지? 허허허.”
영수도 안채의 양장미인을 힐끗 원공으로 한번 보고(무협 소설이나 고전풍 웹소설 등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으로, "서양식 의복을 입은 미인을 문이나 벽에 난 둥근 구멍을 통해 슬쩍 훔쳐보았다"는 뜻), 허허, 상당한 미인이라고 감탄도 하였지마는 주인이 어떤 작자인지 보지는 못하였어도 어느 놈의 소실이거니 하는 짐작은 든 것이다.
“그건 어쨌든 말눈치를 들으면 아마 미군들의 놀이터로 양요릿집이거나 호텔 같은 것을 만들겠다구 청을 해서 이 집을 맡아냈나 봅디다.”
“그야, 그렇겠지. 이 크낙한 집을 무엇에 쓰나. 하여간 이 뒤채는 우리에게는 똑 알맞은데…….”
영수는 방 안을 새삼스레 휘 돌아다보았다.
하여간 앞채는 아래위층에 방이 열서넛은 되고 그중에 팔조 십이조 하는 큰 방은 ‘댄스홀’이나 양식 식당으로 고쳐 꾸밀 수도 있고 장지를 떼어내면 얼마든지 넓게 쓸 수 있는 원체 요릿집으로 된 것이다. 이북에서 온 사람이 길이 좋아서 맡아놓고도 자본을 끌어내지 못하여 미루미루하다가 한 가구 두 가구 면에 못 이겨 피난민을 들이기 때문에 지금은 다다미가 엉망이 되었으니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면 그까짓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 뒤채는 원체 일인이 살 때에 늙은 주인의 거처였던지 팔조 사조 반에 온돌이 하나 있고 온돌에 달아서 아궁이 쪽으로 사랑 부엌 같은 것이 한 평가량 달려 있으니 부엌으로 넉넉히 쓰고 있는 터요, 변소까지 있다. 영수는 서울 올라와서 올봄까지 셋방으로 전전하며 고생을 하다가 요행 연줄이 닿아서 올 초봄에 힘에는 겨우건마는 세 식구 살림에는 똑 알맞아 그때 시세로는 비싼 줄 알면서도 이천 원씩 세를 내고 쫓겨 나간 전 주인에게 얻어 든 것이었다.
“그러나저러나 인제는 떠날 집까지 얻어받쳤다는 핑계가 또 하나 생겼으니 더 부쩍 들쌀 텐데(보챌 텐데) 이걸 어떡한단 말요?”
이런 소리를 들으면 영수는 가뜩이나 막걸리 같은 시큰한 술맛이 더 없어졌다.
“바깥주인이 누군지나 알면 맞대놓고 담판이라두 하련마는…….”
영수는 입맛을 쩝쩝 다시고 앉았다.
“떠나온 지 벌써 보름이나 돼야 낯두 코빼기나 볼 수 있기에요. 자기 본집이 있고 며칠만큼씩 와서 자는 모양인데 마루 끝에 구두가 놓인 날두 얼굴을 뵈지 않구 색시두 밤낮 싸지르는지 꼼짝 않구 들어앉았는지 좀체 눈에 안 띕니다.”
아내는 저녁때 물을 길으러 들어가 보면 하루 걸러 이틀 걸러큼씩 엉정벙정('정신이 없어 허둥지둥하거나 언행이 주착없고 어리바리한 모습'을 뜻하는 강원도 방언(사투리)입니다. 여기서는 술에 취해 흥청망청 분위기에 휩쓸려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술들을 먹고 놀기도 하는 모양이니 원체 넓은 집이라 어디서들 노는지 부인의 방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한다.
동리 사람과 교제가 없으니 밖에 평판은 무어라는지 알 길 없고 부엌에서 물을 길으면서 금오이란 년에게 물어보면 주인이 간혹 미국 손님도 데리고 와서 놀고 간다 하나, 그 외에는 저도 사실 모르는지 주인의 단속이 도저해서(엄격해서) 입을 봉하는지, 기가 나서 내평(내 사정)을 알자는 것은 아니나 좀체 말이 없고 드나드는 여자들은 뭐시깽이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잘못하다가 매음굴에 들어앉은 셈쯤 되지는 않을지?”
남편의 이 소리에 아내는
“설마! 사람들은 조촐하던데.”
하면서도 웃어버리는 양이 속으로는 그런 의혹도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여튼 모리배의 소굴로도 괜찮고 강도단 도박단의 소굴로도 십상일 거라. 그 요염(妖艶)한 미인의 얼굴을 보면 ‘지고마’(프랑스 소설에 나오는 악당 두목 ‘지공마(Zigomar)’가 이끄는 도적단(범죄 조직)을 말합니다. 당시 조선 사람들은 이를 '지고마' 혹은 '지공마'라고 불렀습니다.)단의 여왕 감으로 쩍말없을(안성맞춤) 거라.”
남편이 이런 소리를 하니까 아내는
“듣기 싫소. 무서운 소리 그만 하슈.”
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여간 누가 있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 차가는 딸을 데렸는데(데리고 있는데) 이런 구석에서 좋지 못한 꼴이나 보이고 들어앉았기가 하루가 민망하게 싫고 불현듯이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은 뒤로 영수 부인이 물을 길으러 들어가도 주인마누라가 그전같이 그리 실쭉해하는 내색도 보이지 않고 딸이란 미인도 간혹 눈에 띄면 좋은 낯으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집 사단도 요새 며칠은 그리 조르지 않고 ‘흑구자’가 나중에 의논하자던 초동집 문제도 아무 소식 없고 말았다. 보배 모친은 인제 아마 차차 영어 덕을 보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며 웃었다.
3
이른 저녁때다. 보배가 학교에 다녀오다가 이 집 문전에 와서 보니 미군 트럭이 한 채 놓이고 인부 두셋이 안락의자며 테이블이며 세간짐을 내려놓기에 부산하다. 또 무슨 세간짐이 오나 싶었다. 힐끔 보기에도 보통 조선집 세간은 아니요 어떤 양관(洋館)의 응접실을 그대로 옮겨오는지 훌륭한 응접세트다. 안락의자가 대여섯, 찬란한 무늬 있는 우단 소파(장의자)가 두엇, 번즐번즐한 큰 테이블이 두엇이요, 둘둘 만 양탄자까지 있다. 탁자니 화병이니 전기스토브니…… 보배는 서양 잡지의 그림에서나 보던 사치스런 제구들이다. 보배는 저런 것을 사자면 지금 시세로 아마 한 십만 원은 할 거라는 생각을 허턱대고 하며 옆 골짜기로 꼽들여 뒷문으로 들어오려니까 마당에 주인집 딸이 모친과 서서 이야기를 하다가 반색을 하는 눈치다. 한 지붕 밑에서 살건마는 서로 대면할 기회도 없고 이러한 뒤채에는 발그림자 하나 하지 않던(한 번도 오지 않던) 눈이 부실 듯한 이 미인이 섰는 것을 보니 보배 생각에는 진객(귀한 손님)이나 온 듯싶이 반갑기도 하고 부끄러운 생각도 든다. 학생봉에 너절한 외투를 걸친 자기 주제를 내려다보면 이 미인은 자기와는 저만치나 떨어진 딴 세상 사람 같다.
“마침 잘 왔다. 너 이거 좀 봐드려라.”
모친은 마루 편으로 돌쳐서는 딸에게 뒤에서 말을 건다. 보배가 마루에 책보를 놓고 돌아서니까 주인 딸은 위에 입은 스웨터 포켓에서 착착 접은 편지 같은 종이쪽을 꺼내 들고 다가온다.
“미안하지만 이것 좀 보아주세요.”
생글 웃어 보이는 양이 저번 ‘흑구자’와는 딴판이다. 아무려니 이 여자는 살결이 희니 백인종에 가깝고 흑구자는 역시 흑구자기 때문은 아니리라. 보배는 종잇조각을 잠자코 받아서 펴 본다. 이렇게 씌어 있다.
사랑하는 미쓰 리.
어제는 고맙고 미안하였습니다. 말씀하신 응접세트를 보내드립니다. 유쾌한 방을 꾸미실 줄 압니다. 영업상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양 말고 알려주시오. 내일은 점심때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오정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의 진실한 벗, 리차드슨
보배는 그러면 그렇지 그 훌륭한 양가구를 돈으로야 샀으랴 하는 생각을 하며 번역을 하여 들려준다.
“사랑하는 미쓰 리…….”
보배는 ‘사랑하는’이란 말이 선뜻 입에서 아니 나와서 그만두어버릴까 하다가, 그거야 서양 사람의 편지투에 보통 쓰는 말이니 계관할(따질) 것이 무어 있으랴 하는 생각으로 학교에서 독본 번역하듯이 기계적으로 읽으면서도 귀밑이 뜨뜻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앞에 섰는 미인의 얼굴도 살짝 발개졌으나 그것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도리어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섰는 이 여자의 얼굴에는 반기는 듯하고 흡족해하는 화려한 웃음까지 떠올라왔다.
다 읽고 나니까 이 미인은 편지를 받으며 그래도 좀 열적은(부끄러운) 듯이 웃으며
“고맙습니다. 이 ‘리차드슨’은 바깥양반 친구인데 어제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방에 아무 치장도 없는 것을 보고 접수해둔 양가구가 있으니 갖다가 쓸 테 거던 쓰라구 보내준 거예요.”
하며 변명 삼아 양가구의 내력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헤에, 그거 좋군요.”
모친은 얼마나 좋은 것인지 보지도 못하고 허청대고 대꾸를 하여준다. 이 부인도 딸의 입에서 ‘사랑하는’ 어쩌고 하는 소리가 흘러나올 제 에구 망측스러워라 하고 주름살 진 얼굴이 붉어졌던 것이다. 도대체 그러한 편지를 딸에게 번역을 시키게 한 것이 잘못이라고 하였으나 이것도 집 없는 탓이니 어쩌는 수 없다고 속으로 혀를 찾는 것이다.
“어머니 그 색시 남편이 있나요?”
안집 색시가 들어간 뒤에 보배는 모친을 따라 방으로 올라오며 이런 소리를 한다.
“아, 그럼 남편 있지. 왜 편지에 무어라구 했던?”
“글쎄 말예요. 편지에 ‘미쓰’라고 한 것은, 처녀에게 쓰는 말인데요, 지금 또 색시 말을 들으면, 바깥양반 친구니 어쩌니 하니 말이요…….”
보배는 그 색시가 서양 사람에게는 처녀 행세를 하는 것인지? 리차드슨이 ‘미세스’라고 쓸 것을 잘못 쓴 것인지 어정쩡해하는 것이다.
“누가 아니. 처녀거나 갈보거나 아랑곳할 것두 없지만, 아마 첩인가 보더라.”
이 말은 전부터 들은 말이다.
“옷 입은 맵시가 딴은 그래요. 하지만 기생인지도 모르죠.”
“그두 모르겠지만 그 어머니란 이가 얌전한 여염집 아낙네인 걸 보면 기생퇴물 같진 않구…….”
모친은 딸에게 그 꼴을 보이기도 싫고 이러니저러니 입초에 올리기도 싫으나, 대체 본탈이 무엇인구 하는 호기심은 모녀가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배는 제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책보를 풀고 하면서도 지금 본 편지 사연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얼른 보기에는 아무런 사연도 없고, 물건을 보낸다는 말과 점심에 초대를 하듯이 내일 만나자는 말에 지나지 않으나, 남편과 친구라면서, 남편은 어째 아니 청하누? 하고 그 ‘미쓰’란 말과 같이 역시 보배에게는 알 수 없는 일이요 짐작이 잘 나서지를 않으니만치 궁금하다.
‘마이 디어 미쓰 리!’라는 첫 구절을 생각하면 훤칠한 코 큰 남자가 자그마한 이쁜 색시의 등을 툭툭 치는 양이 보이는 듯도 싶지마는, 어제는 고맙고 미안하였다는 말이, 남편이 어제 집에 데리고 와서 대접을 한 치사라고(고마움이나 칭찬의 뜻을 담아 정중하게 하는 말) 아까 그 색시는 변명을 하였지마는 요새 며칠은 안채에 손님이 온 기척도 없었고 위아래층에 전등불이 캄캄히 꺼져 있었는데 그런 거짓말은 왜 하는지 그 역 할 수 없다.(납득할 수가 없다)
보배는 대관절 그런 편지를 받는 여자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여보았다. 남자에게서 편지라고 받아본 일이 없는 보배는 징그러운 생각부터 든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그런 남자의 편지─ 아니 남자의 편지는 아니라도, 사랑하는 동무가 있어서 편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재미있게 지내보았으면 하는 충동도 깨닫는 것이었다.
보배는 다른 때 같으면 벌써 숙제장을 펴놓거나 영어책을 들고 나섰을 터인데 오늘은 책상 모퉁이에 멀거니 앉아서, 저고리에 솜을 두고 있는 모친의 손길만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 참 정말 요리점이고 뭐고 개업을 하나 보죠?”
‘리차드슨’이란 자의 편지 사연이 또 머리에 떠올라서 보배는 불쑥 이런 소리를 꺼냈다.
“응, 참 그 편지에도 그런 말눈치지?”
모친은 이렇게 대꾸는 하면서도 안집 이야기는 딸과 하고 싶지 않았다.
“요릿집을 차리고 갈보나 들끓고 하면 시끄럽구 챙피해서 어떻게 있에요.”
보배는 눈살을 찌푸린다.
“내 말이 그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빡빡할 수가 있니!”
바느질을 붙들고 앉은 모친은 한숨을 내리쉰다.
“그래두 아버지께서 나스셔서 서둘러 보시면 적산집은 하나 걸리련마는…….”
“얘, 그런 꿈같은 소리는 하지두 마라. 아버지 수단에 그 좋아하시는 약주 한 잔인들 공짜가 걸린다던! 그런 쥐변성 없는 이는 처음 봤으니까…….”
모친은 부인의 주변 없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신이야 넋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말씀 마슈. 그럼 노인네가, 술판이나 얻어자시구 꿉적꿉적하구(고개를 자꾸 구부렸다 폈다 하며 비굴하게 굽실거리거나, 뚜렷한 일 없이 여기저기 서성거리며 빈둥대는 모양을 뜻합니다. 즉, 체신머리없이 공짜 술을 얻어먹으려고 사람들에게 비굴하게 비위를 맞추며 돌아다니는 행동을 비꼬는 말입니다.) 다니셨다면 어쩔 뻔했겠에요.”
보배는 부친이 모친을 꼬집는 소리를 하면, 모친의 역성을 듣고, 모친이 부친에게 몰이해한 소리를 하면 부친 편을 드는 중립파였다. 모친도 딸의 말이 그럴싸하면서도
“세상에 늬 아버지같이 꼬장꼬장한 양반이 어디 있니? 물이 맑으면 고기가 없는 법야.”
하고 핀둥이를 준다.
“흐린 물에는 송사리는 꼬일지 몰라도, 큰 고기는 바다의 맑은 물 속에 놀죠!”
하고 보배는 생글 웃는다.
그 역 일리가 있다고 모친은 생각하며 딸이 벌써 자라서 그런 소리를 하게 되었나? 하고 신통한 듯이 웃는 낯으로 쳐다본다. 그러나 자기 남편 같은 성미로 남에게 잘 쌔지를 못하니 평생 고생이라는 생각이 늘 있는 것이다.
4
모친은 저고리에 솜을 다 두어서 어느 틈에 뒤집어가지고 안섶에 코를 빼고 도련에 인두질을 치고 나더니 착착 개켜서 인두판에 얹어 밀어놓고는 일어선다. 저녁밥을 지으러 부엌으로 내려가는 모양이다. 보배도 따라 일어섰다.
“넌 웨 나오니? 어서 공부해라.”
다른 때 같으면 보배는 상을 물린 뒤에 설거지나 하고 부친의 손님이 와서 약주 시중이나 들게 되어야 부엌에 내려가는 것이지만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뒤숭숭한 한편에 집 걱정에 팔려서 공부할 생각이 아니 나기에 따라나선 것이다.
“이리 주세요. 제가 씻지요.”
모친이 씻으려는 쌀 이남박을 보배는 씻었다. 요새 배급쌀이라는 것이 하도 돌멩이가 많이 섞여서 부친을 위하여 오백 원이나 주고 소꿉 같은 이남박을 샀지마는 세 식구 한 끼니 양식이래야 요 조그만 이남박의 바닥에 붙었다.
- 염상섭, 「양과자갑」
안채의 뒷마당을 막은 차면 모퉁이에서, 여자의 거세면서도 뻑뻑한 목소리가 났다. 그러나 방 속에서는 내외간 이야기에 팔려서, 채 못 알아들은 모양인지, 대꾸도 없이 아낙네의 말소리가 이어 나온다.
“……그리키에 당신은 영어(英語) 헛배웠다는 거 아니요. 미국에는 공연히 다녀온 거 아니냔 말예요.”
무슨 말 끝인지는 모르겠으나, 비양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울화가 터지는 것을 참는 듯 가라앉은 깐죽깐죽한 목소리다.
“내 영어는, 어디, 집 얻어 대라구 배우고, 통역(通譯)하라구 배운 영어던가? 통역에나 써먹자고 미국 가서 공부했을라구…….”
영감의 목소리다. 목소리로 들어 나이는 한 사십 넘었을 것 같다.
차면 턱에 섰던 안라(安羅)는, 그러지 않아도 영문의 번역을 청하러 나온 길이라, 영어 노래 통에 귀가 반짝 띄어서 손에 든 종잇조각을 들여다보며 귀를 기울이고 섰는 것이다. 안라는 뒤채에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주인이 영어를 안다는 말을 일전부터 들었기에 지금 이 타이프라이터로 찍은 공문서(公文書)를 급한 대로 읽어보아달라고 가지고 나온 길이다. 안라는 다시 소리를 내려다가, 또 방 안에서 중얼중얼하고 영감의 목소리가 나기에 그대로 멈칫 섰다.
“그 영어 한 자에 돈으로 따져도 몇십 원 몇백 원으로 논지가 아니거던. 미국 가서도 생돈 갖다 쓰면서 배운 거 아닌가! 허허.”
젊었을 때, 호강으로 살던 것을 회고(回顧)하는 술회(述懷)인 모양이다.
“그러니 뭘 해요? 되루 주구 말루 받지는 못한들, 그 비싼 영어를 써먹지를 못하니 딱하우. 안집 딸만 해두 쭉 째진 영어를 웬걸 하겠소마는 그래두 이런 크낙한 집을 얻어 든 걸 보우! 헝 내 참…….”
“허허허…… 이런 딱한 소리 봤나? 글쎄 내 영어는 집 얻어 내는 영어, 통역하는 영어가 아니란밖에! 영어 못하는 셈만 치면 그만 아닌가? 그러지 말구 여보 마누라! 술이나 한잔 더 사오우. 당장 거리로 내쫓기야 하겠소. 정 갈 데가 없으면 방공굴로라도 들어가면 그만 아뇨. 나가라 들어오너라는 말 안 듣는 것만 해두 좋지.”
하고 영감은 껄껄 웃는다. 술 사오라는 말을 듣고 생각하니, 공일날 늦은 아침상을 받고 해장을 하고 있었던지 좀 주기가 있는 목소리다. 마누라는 술을 또 받아오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 그런지, 방공굴로라도 들어간다는 객설에 화가 나서 그런지, 잠자코 있고 방 안은 괴괴하여졌다.
안라는 실없이 재미가 나서 엿듣다가,
“여보세요. 보배 어머니!”
하고 비로소 또 한 번 소리를 쳤다.
“네? 누구세요?”
주부의 곱살스러운 목소리가 나며 쇼지(미닫이─여기는 일본 집 뒤채다)의 허리께에 붙은 유리 안에서 주부의 얼굴이 해죽 비치더니 문을 밀치며,
“어서 오셔요.”
하고 툇마루로 나선다.
안집이 떠나온 지는 한 보름밖에 아니 되지마는 그리고 이 여자는 이 집 식구는 아닌 모양이지마는 안채가 떠나오던 날부터 보았고 안으로 물을 길으러 드나드는 동안에 몇 번 만나 말도 붙여보아서 잘 아나 뒤채의 주부가 보배 어머니인 줄은 알 리도 없고 그렇게 무관하게 말을 붙일 만큼 친숙해진 터도 아니지마는 주인마누라에게 들어서 안 모양이다.
“이거 미안하지만 보배 아버지께 좀 보아줍시사고 하세요.”
안라는 그 우둥퉁한 얼굴에 웃는 낯도 안 보이고 손에 들었던 종이쪽지를 내민다. 영수(英秀) 부인은 잠자코 주는 종이쪽지를 받으면서도 “……보아줍시사고 하세요” 하는 그 ‘하세요’가 보아주어야 할 의무나 이편에 있는 듯이 명령적으로 하는 말이 무심중간에도 좀 불쾌하여 이편도 처음의 좋은 낯이 살짝 변하면서 그 야단스럽게 화장한 얼굴을 말끔히 쳐다보았다.
노르끄레하게 물을 들여서 지진 부프한 곱슬머리가 처음 볼 때부터 이건 튀기인가 아닌가 하고 눈을 커닿게 뜨기도 하였지마는 누런 얼굴빛이라든지 영채가 없이 부옇게 뜬 거슴츠레한 뚱그런 검은 눈이 튀기는 아닌 것이 분명하였다. 질뚠하게 생긴 유착한 몸집과 빽빽해 보이는 어깨통이 어느 한구석 남자의 눈을 끌 데라고는 없으나 화장만은 머리와 같이 혼란하다. 제 바탕이 누르고 눈이 거슴츠레해서 거기에 걸맞게 하느라고 그랬던지 얼굴 전체를 검숭하게 꾸미고 눈가를 회색 빛깔로 더 거슴츠레하게 뺑끼칠 하듯이 칠한 데다가 눈썹은 꼬리께를 반은 깎고서 학교 아이의 에노구를 발랐는지 여기에는 고동색 칠을 한줄기 살짝 그었다.
이것은 어느 나라 화장술인지 그러고 보니 아닌 게 아니라 황인종과 흑인종의 튀기 같기도 하다. 화장이 여자의 몸가축만 아니라 취미와 교양 정도를 가리키는 것이요 시대 풍조라든지 생활의 쾌적과 심지어는 도시 풍경의 미화(美化)까지에 관계가 적지 않다고도 하겠지마는 본능적으로는 이성에 대한 소리없는 노래요 손짓이라 할진대 이 여자는 무엇을 상대로 누구더러 곱게 보아달라고 있는 솜씨를 다 부려서 이런 탈을 쓰고 다니는지? 영수 부인은 마주 보기가 면구스럽고 속이 느글느글해지는 것 같으면서 무심코 두 손이 퍼머넌트 한번 못 해본 자기 머리로 올라갔다.
“글쎄 여쭈어보죠.”
영수 부인은 A자 한 자도 땅김을 못하는('땅기다' 또는 '당기다'의 방언(사투리)이나 옛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글씨를 쓰기 위해 붓이나 펜을 내리뻗거나 획을 긋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즉, 글자를 한 획도 그릴 줄 모른다는 의미) 영문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한마디 하고 돌쳐선다. 남편이 영어 한 자에 몇십 원 몇백 원 들여 배웠다고 금방 한 말이 귀에 남아 있어 그렇기도 하지마는 세상과 어울리지 않는 괴벽한 남편의 성미를 뻔히 아는지라 무슨 딴청을 할지 몰라서 뒤를 두는 것이었다.
영수는 종이쪽지를 받아서 한번 쭉 훑어보고 내주며, “난 모르겠는걸. 갖다 줘!” 하고 눈짓을 끔뻑한다. 벌써 토라진 소리다. 아내는 남편에게로 가까이 가서 입을 거진 귀에다 대듯이 하며
“그러지 말구 어서 일러주세요. 주인의 누이라는데…….”
하고 속삭였다. 주인의 누이가 그다지 대수로운 것이 아니요, 또 그 말이 꽤 까다로운 남편의 비위를 더 거슬려놓을지? 애가 쓰이기는 하나, 당장 이 뒤채를 내놓으라고 날마다 얼굴만 보면 야단을 치는 집주인의 누이의 부탁이라면, 혹시는 아무리 예사롭지 않은 남편의 성미에도 다소곳이 들을까 싶어 이런 소리를 한 것이다.
“흥, 아니꼬운 소리! 주인이 그렇게 무섭다는 말인가? 허허허…….”
술이 점점 취하여가는지 이런 소리를 밖에서 들릴 만치 커닿게 하며 껄껄 웃는다. 아내는 자기 역시 그 계집애가 이것 좀 보아주슈 하고 퉁명스럽게 하던 말눈치가 못마땅은 하였으나, 남편의 입을 손으로 막으며,
“내 약주 사다 드릴게, 무슨 뜻인가 내게만 일러주시구려.”
하고 정말 손으로 비는 흉내를 내며 속삭인다. 남편은 흐응…… 하고 또 코웃음을 치면서도 술을 받아다가 준다는 바람에, 마음을 돌렸던지 종잇조각을 빼앗아서 다시 보며 일러준다.
“약초정─지금의 초동(草洞)이로군─초동 ××번지 소재 적산가옥(敵産家屋) 한 채를 김안라에게 관리(管理)시킨다는 증서로군. 말하자면 이것이 요새의 집문서야. 아닌 게 아니라 나보다 다들 재주가 좋아! 허허허…… 아니 마누라보다 재주가 좋단 말야. 마누라두 늙지나 않았더면 집 한 채 생기는걸! 허허허.”
“에구, 객설! 젊은 여편네면 누구나 다 집 한 채씩 준답디까?”
아내는 밖에서 안라가 들을까 보아 이렇게 입을 막으려는 것인데, 남편은 되레 껄껄 웃으며,
“누가 아니랬어! 김안라란 여자 이름 아닌가? 서양식 이름으로 ‘안나’라는 걸 게니…….”
마누라가 휙 나가며 미닫이를 딱 닫아버리는 바람에, 영수는 방 안에서 혼자 중얼거리다가 입을 닫쳐버린다.
“네, 대가 그런 줄은 아는데 이걸 좀 번역을 해 써줍시사는 것인데…… 그 집을 내가 들게는 댔으나 생전 내놓아야죠. 이것을 번역해 가지고 가서 보여주려구 해서 그래요.”
영수 부인이 남편에게 들은 대로 전해 들려주니까, 안라는 이런 소리를 또 한다. ‘안라’인지 ‘안나’인지 이름도 모를 여자가, 제붙이가 차지한 집에 곁방살이를 한다고, 제멋대로 넘보고 하는 수작인지는 모르되 번역을 해서 벗겨다가 보여야 할 것은 제 사정이요 이편이 그 시중까지 하라는 것은 친숙한 사이면 몰라도 날마다 집을 내놓으라고 오구를 치는 요새의 영수네 처지로는 여편네 마음에도 아까 청하는 말씨에부터 토라진 끝이라 아니꼽게 들렸다.
“지금 약주가 취하셔서 안 될걸요.”
술 핑계로 발뺌을 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 여자는
“뭘 이만 것쯤 두어 줄 휙휙 적어주시면 그만일걸…….”
하고 종잇조각을 받으려고 아니 한다. 영수 부인은 슬며시 화가 나면서 망단하였다. 배짱이 이만이나 하기에 젊은 여자의 몸으로 이 판에 공으로 집 한 채를 울거낸 것이겠지마는, 또다시 남편에게 입을 벌렸다가는 당장 이 여자를 앞에 세워놓고 불호령이 나올 것이요, 그랬다가는 이 집에 하루도 더 붙어 있지는 못하고 쫓겨날 것이다. 바로 보름 전에 본 일이지마는, 저 안채에 든 사람을 하루 전에 나가라고 통고를 하여놓고 이튿날 ××가 오고 어쩌고 떠들썩하더니 세간을 끌어 길거리에 내놓고 식구들을 등덜미를 밀듯이 하여 당장으로 내쫓아버리는, 그런 당당한 권력들을 가진 사람들이다. 어떻든지 덧들여서는 당장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두구 들어가슈. 딸년이 변변치는 못해두 이만 것은 번역할 듯하니 시켜보죠.”
하고, 또 한 번 자기가 꺾이는 수밖에 없었다.
“아, 따님이 그렇게 영어를 하셔요?”
안라는 눈이 더 둥그레지며 놀란다. 이름은 서양 여자 같은 이름을 붙이고, 양장에 얼굴을 서양 여자는 못 되어도 튀기만큼이라도 보이려고 갖은 솜씨를 부려서 도깨비 탈은 썼으나, 영어의 비럭질을 다녀야 하느니만치, 매우 안타까운 모양이요. 영어를 한다는 사람이면, 더구나 여자로서 영어를 하다니 부럽고 저만치 쳐다보이는 모양이다. 그러나 영어를 하는 남편과 딸을 둔 이 부인에게는 조금치도 경의를 표하는 눈치가 없이 명령하듯이 떼만 쓰니, 이 부인이 영어를 몰라서 그러는지, 집 한 칸이 없고 곁방살이를 하는 이재민이라 해서 그러는지 알 수가 없다.
마침 일요일이라, 저편 방에 들어앉아 책을 보고 있던 보배는 모친이 부르는 소리에 마루 끝으로 나왔다.
“너 이것 좀 번역해드릴 수 있겠니?”
모친은 아무리 딸이 L여중학 오 년생이지만 영어 실력을 알 수가 없다.
“네. 어디 내가 뭐 아나요?”
보배는 호기심이 나서 생글 웃으며 탐탁히 종잇조각을 모친에게서 받아 들고 한번 쭉 훑어본다.
부모 닮아서 키가 훌쩍 크고 날씬한 몸매가, 앞에 섰는 이 여자와 좋은 대조가 되거니와, 빛깔이 희고 갸름한 상이 귀염성 있는 예쁜 판이요, 더구나 상큼한 콧날과 또렷또렷한 눈매를 보면, 이 아버지의 이 딸답게, 맑고 강직한 성격이 엿보인다.
“해드리죠.” 보배는 청하는 이 여자보다도 도리어 상냥한 웃음을 생글 웃어 보이며 손쉽게 맡는다. 돈은 군정청 사환아이만큼도 못 벌어들이는, 대학의 시간강사이지마는, 영어로 소설도 쓰고 시도 읊는 영문학자인 자기 부친에게 이따위 대서소(代書所) 쇰직한 일을 청하는 것부터 딸의 생각에도 싫은 일이지마는, 보배는 제 영어의 실력을 실지에 써보는 데에 흥미와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보배가 종이쪽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니까, 안라도 성큼 뛰어올라와서 따라 들어간다. 실례합니다, 어쩌고 인사를 하는 것은, 일본 풍속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제 집같이 무람없는 것도 영수 부인은 실쭉하였으나, 모른 척하고 이편 방으로 들어갔다.
“못 한다고 쫓아 보낼 일이지, 그건 무엇 하자구 아랑곳을 하는 거야?”
남편은 또 눈살을 찌푸린다.
“에그 꿈에 볼까 봐 무서워. 그따위를 어쩌자구 보배 방에 들어가게 내버려 두드람!”
송충이가 목덜미로 기어들어가기나 하는 듯싶어 영수는 점점 더 눈살을 찌푸리며 몸을 움츠러뜨린다.
“내 이런 딱한 양반은! 들어오는 사람을 떼밀어 내쫓나, 세상에 당신 같아서야 어디 남하구 하룬들 살겠소.”
마누라가 속삭인다.
“그럼 커가는 딸자식을 데리구, 이 구석이 어떤 구석이라구…….”
“제발 입을 좀 봉하구 가만히 계세요. 누가 이런 구석에 하룬들 있으라구 붙듭니까?”
마누라는 술을 사러 나가려는지, 머리를 부리나케 빗는다. 영수는 거기에는 대꾸도 않고,
“일본엔 라샤멘이라구 양첩(洋妾)이 있겠다─이건 그것보다두…….” 하고, 누구더러 들으라는 것도 아니요, 혼자 개탄하듯이 또 쭝얼쭝얼하자니까, 마누라는 쪽 찌던 머리를 붙들고 일어나서 또 다가오며,
“이거 누구를 못살게 굴려구 이러시는 거요? 이렇게 잔소리로 판을 차리시면 술 안 사와요.”
여기에는 찔끔인지, 영수는 껄껄 웃고 만다.
2
영수 부인이 술병을 들고 마당으로 들어오자니까, 안라인지 뭐시깽인지 검둥아가씨가 딸의 방에서 나와서 안으로 들어가는 것과 마주쳤다.
“어떻게, 잘됐소?”
“네. ……그런데 이래서 갖다 뵈구 내놓으래두 안 들어먹으면, 어떻게 댁에서라두 그리로 떠나보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두 하는데……? 돈야 좀 목은 것('묶인 돈' 또는 '모아둔 큰돈(목돈)'을 의미합니다. 맥락상 여비나 해결 비용으로 모아둔 돈을 지출해야 한다는 뜻)을 내셔야 하겠지만…….”
영수 부인은, 이 여자는 어떻게 배워먹었기에 아침 내 성이 가시게 하고 가면서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별안간 불쑥 이건 무슨 구성없는 수작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멀뚱히 쳐다만 보다가, 비로소 짐작이 들면서,
“우리야 한시가 급하니까, 아무 데나 좋지만, 댁에서 못 내보내는 것을 더구나 우리 힘으로 내쫓는 재주가 있겠소?”
하고 핀잔을 주듯이 웃었다.
“어쨌든 나중에 의논, 좀 하심시다요.”
하고 검둥아가씨는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지금 뭐라는 소리요? 집을 얻어줄 테니 나가라는 거야?”
마누라가 방에 들어오니까, 밖에서 하던 소리를 재차 묻는다.
“얻어주긴?…… 당신 같으신 소리두 하슈. 그래두 덜 속아보신 게로구려?”
하고, 아내는 전기 곤로에 술을 따라놓으며 코웃음을 친다. 술심부름에 넌더리가 나서도 쏘는 소리를 하겠지마는, 작년 가을에, 이북서 오니까, 돈푼이나 가지고 온 줄 알고 그랬던지, 전에 안면이나 있던 젊은 아이가 나타나서, 집 한채를 얻어주마는 바람에, 건몸 달아서 술을 사다 준다, 고기를 사다 준다, 점심을 먹여야 하는 돈이 든다 하고, 없는 옷가지를 팔아가며 젊은애 꽁무니를 한참 쫓아다니다가는 발라맞추는 양이, 세상에는 피난민 등쳐먹는 그런 생화도 있구나─ 하고 헛물만 켜고 나가자빠진 일이 있은 뒤로, 아내는 그때에 자기 옷만 판 것이 분해서, 말끝만 나면 오금을 박는 것이다.
“그야 안 나가고 버티면, 저번 안채 사람 모양으로 어디던지 몸 붙일 데를 얻어라두 주는 것이지.”
“속 시원한 소리두 하슈, 그 여자 말요, 집을 얻어놓았는데, 정 안 나가거던 권리금을 내구 사서, 우리더러 내쫓고 올며가라는 수작이라우. 권리금 낼 돈두 없지만, 앓느니 죽지, 저희가 못 내쫓는 걸 우리는 무슨 재주루 돈 들여가면 내쫓구 가라는 거겠소.”
아내는 남편이 술 먹는 이외에는 별로 불만 있는 것은 아니나, 다만 세상 물정에 등한하고 주변이 없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이 판에 미국 유학한 덕, 영어 잘하는 덕을 남보다 더 보아야 할 터인데, 겨우 대학에 시간강사로 몇 시간 맡은 것밖에는 밤낮 죽치고 들어앉아서 세상 한탄이나 하고, 누구는 어떠니 싫고, 누구는 아무기로서니 그럴 줄은 몰랐다고 욕설이나 하는 것이, 인제는 귀에 못이 박이다시피 되어 싫었다. 누구보다 먼저 덕을 보아야 하겠다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전쟁 통에 아무 까닭 없이 미국 출신이란 트집으로 두 번이나 유치장 신세를 지고 한 번은 미결감 한 번은 감시소(監視所)라던가 하는 데에 갇혀 있다가, 해방 직전에 풀려나와서는, 울화에 떠서 술로 세월을 보내면서, 마침 소개(疏開)한다는 바람에 몇 칸 안 되는 집이나마 팔아가지고 외가의 연줄을 더듬어 강원도 철원으로 갔던 것이, 결국은 오늘날 파산의 장본이 된 것이다. 설마 삼팔(三八)선에 ‘토치카’가 서고 철원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서울이 여행권조차 얻을 수 없는 천리 만리 외국이 될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하였지마는, 세 식구가 빈 몸뚱이로 간신히 서울에를 기어 들어섰더라도 남과 같이 주변성 있게 서둘렀으면 아무려나 집 한 채 못 얻어 걸릴 것이 아니었다고 부인은 분해하는 것이다. 그러나 생각이 어떻게 들어서 그런지, 난 벼슬하려 공부한 것이 아니라, 내가 통역하려 영어를 배웠던가 싶으냐 하며 꼬장꼬장한 소리만 하고 앉았으니, 전쟁 통에 그 고생을 하고 파산까지 하고서 이 지경으로 겨울은 닥쳐오는데 거리에 나앉게 된 것이 무엇 때문이었던가를 생각하면, 이판에 무슨 큰 수는 못 나도 그 보충은 될 만큼 약게 놀아야 살아가지 않는가 하는 불평이 나날이 쌓여가는 것이다.
“그래 벼슬을 하고 통역을 하는 것은 건국에 이바지하는 도리가 아니요?”
이렇게 권고를 해도,
“글쎄, 난 싫다는데 어쩌라는 거요?”
하고 눈을 곤두세우며 역정을 내는 것이었다.
“그럼 처자식을 거리로 나앉으라는 거요?”
하고 애원을 하면.
“흥, 그야 제 팔자대로 살겠지?”
하고 코대답이다. 스물한 살 먹은 맏아들 놈을 병으로 내놓고 나서 소개를 한 뒤, 해방이 된 지 일 년이 넘도록 종무소식인 것을 부부간에라도 아무쪼록 입 밖에 내지 않고 지내자니 더욱이 속이 썩어서 술만 마시려 들고 세상일을 귀찮아하는 듯싶다는 동정도 가나, “저의 팔자대로 살겠지!” 하는 그 말은 이런데서 우러나오는 간국같이 쓰고 짠 소리일 것이다.
“그러니까 아까 그 색시가, 이 채에 들려고 몸이 달아 그러는 게로군? 그래 그 색시가 쥔마누라의 둘째 딸이란 말야?”
영수는 잠자코 술만 마시다가 한마디 한다. 주인마누라 말이, 자기 둘째 딸이 집에 몰려서, 이 뒤채로 들어오니까 어서 내주어야 하겠다는 말을 늘 들었기에 하는 말이다.
“글쎄요. 난 그 흑구자가 색시의 시뉘구(시누이고), 둘째 딸이란 것은, 따루 있는 줄 알았더니…… 이 채에 와서들 둘째 딸이란 것이 그것이라면 큰딸과는 애비가 다른 것이지!”
영수댁은 이런 소리를 한다. 이 집은 원체 일본 사람이 여관이거나 마찌아이(待合) 같은 것을 경영하던 집인 듯싶은 크낙한 집인데, 미군이 쓴다고 해서 부랴부랴 내놓게 한 것인데, 급기야 와서 드는 사람을 보니, 기생퇴물 같은 똑딴 양장미인과 그 모친이란 오십쯤 된 중년 부인하고, 금옥이라는 열댓 살 된 계집애년의 세 식구뿐이요, 안라는 주인의 동생이란 말을 무슨 말 끝에 들은 법한데 하여간 여기 와서 자지는 않는다.
“아, 파닥지(얼굴)를 보면 모르나! 아무러면 그 귀신같은 것이 양장미인의 동생일 리는 없으니, 남편의 누인지 시눈지! 검둥이의 첩인지? 허허허.”
영수도 안채의 양장미인을 힐끗 원공으로 한번 보고(무협 소설이나 고전풍 웹소설 등에서 주로 쓰이는 표현으로, "서양식 의복을 입은 미인을 문이나 벽에 난 둥근 구멍을 통해 슬쩍 훔쳐보았다"는 뜻), 허허, 상당한 미인이라고 감탄도 하였지마는 주인이 어떤 작자인지 보지는 못하였어도 어느 놈의 소실이거니 하는 짐작은 든 것이다.
“그건 어쨌든 말눈치를 들으면 아마 미군들의 놀이터로 양요릿집이거나 호텔 같은 것을 만들겠다구 청을 해서 이 집을 맡아냈나 봅디다.”
“그야, 그렇겠지. 이 크낙한 집을 무엇에 쓰나. 하여간 이 뒤채는 우리에게는 똑 알맞은데…….”
영수는 방 안을 새삼스레 휘 돌아다보았다.
하여간 앞채는 아래위층에 방이 열서넛은 되고 그중에 팔조 십이조 하는 큰 방은 ‘댄스홀’이나 양식 식당으로 고쳐 꾸밀 수도 있고 장지를 떼어내면 얼마든지 넓게 쓸 수 있는 원체 요릿집으로 된 것이다. 이북에서 온 사람이 길이 좋아서 맡아놓고도 자본을 끌어내지 못하여 미루미루하다가 한 가구 두 가구 면에 못 이겨 피난민을 들이기 때문에 지금은 다다미가 엉망이 되었으니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면 그까짓 것이 문제가 아니다. 이 뒤채는 원체 일인이 살 때에 늙은 주인의 거처였던지 팔조 사조 반에 온돌이 하나 있고 온돌에 달아서 아궁이 쪽으로 사랑 부엌 같은 것이 한 평가량 달려 있으니 부엌으로 넉넉히 쓰고 있는 터요, 변소까지 있다. 영수는 서울 올라와서 올봄까지 셋방으로 전전하며 고생을 하다가 요행 연줄이 닿아서 올 초봄에 힘에는 겨우건마는 세 식구 살림에는 똑 알맞아 그때 시세로는 비싼 줄 알면서도 이천 원씩 세를 내고 쫓겨 나간 전 주인에게 얻어 든 것이었다.
“그러나저러나 인제는 떠날 집까지 얻어받쳤다는 핑계가 또 하나 생겼으니 더 부쩍 들쌀 텐데(보챌 텐데) 이걸 어떡한단 말요?”
이런 소리를 들으면 영수는 가뜩이나 막걸리 같은 시큰한 술맛이 더 없어졌다.
“바깥주인이 누군지나 알면 맞대놓고 담판이라두 하련마는…….”
영수는 입맛을 쩝쩝 다시고 앉았다.
“떠나온 지 벌써 보름이나 돼야 낯두 코빼기나 볼 수 있기에요. 자기 본집이 있고 며칠만큼씩 와서 자는 모양인데 마루 끝에 구두가 놓인 날두 얼굴을 뵈지 않구 색시두 밤낮 싸지르는지 꼼짝 않구 들어앉았는지 좀체 눈에 안 띕니다.”
아내는 저녁때 물을 길으러 들어가 보면 하루 걸러 이틀 걸러큼씩 엉정벙정('정신이 없어 허둥지둥하거나 언행이 주착없고 어리바리한 모습'을 뜻하는 강원도 방언(사투리)입니다. 여기서는 술에 취해 흥청망청 분위기에 휩쓸려 있는 모습을 묘사)하고 술들을 먹고 놀기도 하는 모양이니 원체 넓은 집이라 어디서들 노는지 부인의 방이 어디인지 알 수가 없다 한다.
동리 사람과 교제가 없으니 밖에 평판은 무어라는지 알 길 없고 부엌에서 물을 길으면서 금오이란 년에게 물어보면 주인이 간혹 미국 손님도 데리고 와서 놀고 간다 하나, 그 외에는 저도 사실 모르는지 주인의 단속이 도저해서(엄격해서) 입을 봉하는지, 기가 나서 내평(내 사정)을 알자는 것은 아니나 좀체 말이 없고 드나드는 여자들은 뭐시깽이들인지 알 수가 없었다.
“잘못하다가 매음굴에 들어앉은 셈쯤 되지는 않을지?”
남편의 이 소리에 아내는
“설마! 사람들은 조촐하던데.”
하면서도 웃어버리는 양이 속으로는 그런 의혹도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하여튼 모리배의 소굴로도 괜찮고 강도단 도박단의 소굴로도 십상일 거라. 그 요염(妖艶)한 미인의 얼굴을 보면 ‘지고마’(프랑스 소설에 나오는 악당 두목 ‘지공마(Zigomar)’가 이끄는 도적단(범죄 조직)을 말합니다. 당시 조선 사람들은 이를 '지고마' 혹은 '지공마'라고 불렀습니다.)단의 여왕 감으로 쩍말없을(안성맞춤) 거라.”
남편이 이런 소리를 하니까 아내는
“듣기 싫소. 무서운 소리 그만 하슈.”
하고 눈살을 찌푸렸다.
하여간 누가 있으라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 차가는 딸을 데렸는데(데리고 있는데) 이런 구석에서 좋지 못한 꼴이나 보이고 들어앉았기가 하루가 민망하게 싫고 불현듯이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이런 일이 있은 뒤로 영수 부인이 물을 길으러 들어가도 주인마누라가 그전같이 그리 실쭉해하는 내색도 보이지 않고 딸이란 미인도 간혹 눈에 띄면 좋은 낯으로 인사를 하게 되었다. 집 사단도 요새 며칠은 그리 조르지 않고 ‘흑구자’가 나중에 의논하자던 초동집 문제도 아무 소식 없고 말았다. 보배 모친은 인제 아마 차차 영어 덕을 보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며 웃었다.
3
이른 저녁때다. 보배가 학교에 다녀오다가 이 집 문전에 와서 보니 미군 트럭이 한 채 놓이고 인부 두셋이 안락의자며 테이블이며 세간짐을 내려놓기에 부산하다. 또 무슨 세간짐이 오나 싶었다. 힐끔 보기에도 보통 조선집 세간은 아니요 어떤 양관(洋館)의 응접실을 그대로 옮겨오는지 훌륭한 응접세트다. 안락의자가 대여섯, 찬란한 무늬 있는 우단 소파(장의자)가 두엇, 번즐번즐한 큰 테이블이 두엇이요, 둘둘 만 양탄자까지 있다. 탁자니 화병이니 전기스토브니…… 보배는 서양 잡지의 그림에서나 보던 사치스런 제구들이다. 보배는 저런 것을 사자면 지금 시세로 아마 한 십만 원은 할 거라는 생각을 허턱대고 하며 옆 골짜기로 꼽들여 뒷문으로 들어오려니까 마당에 주인집 딸이 모친과 서서 이야기를 하다가 반색을 하는 눈치다. 한 지붕 밑에서 살건마는 서로 대면할 기회도 없고 이러한 뒤채에는 발그림자 하나 하지 않던(한 번도 오지 않던) 눈이 부실 듯한 이 미인이 섰는 것을 보니 보배 생각에는 진객(귀한 손님)이나 온 듯싶이 반갑기도 하고 부끄러운 생각도 든다. 학생봉에 너절한 외투를 걸친 자기 주제를 내려다보면 이 미인은 자기와는 저만치나 떨어진 딴 세상 사람 같다.
“마침 잘 왔다. 너 이거 좀 봐드려라.”
모친은 마루 편으로 돌쳐서는 딸에게 뒤에서 말을 건다. 보배가 마루에 책보를 놓고 돌아서니까 주인 딸은 위에 입은 스웨터 포켓에서 착착 접은 편지 같은 종이쪽을 꺼내 들고 다가온다.
“미안하지만 이것 좀 보아주세요.”
생글 웃어 보이는 양이 저번 ‘흑구자’와는 딴판이다. 아무려니 이 여자는 살결이 희니 백인종에 가깝고 흑구자는 역시 흑구자기 때문은 아니리라. 보배는 종잇조각을 잠자코 받아서 펴 본다. 이렇게 씌어 있다.
사랑하는 미쓰 리.
어제는 고맙고 미안하였습니다. 말씀하신 응접세트를 보내드립니다. 유쾌한 방을 꾸미실 줄 압니다. 영업상 필요한 것이 있으면 사양 말고 알려주시오. 내일은 점심때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오정까지 기다리겠습니다.
당신의 진실한 벗, 리차드슨
보배는 그러면 그렇지 그 훌륭한 양가구를 돈으로야 샀으랴 하는 생각을 하며 번역을 하여 들려준다.
“사랑하는 미쓰 리…….”
보배는 ‘사랑하는’이란 말이 선뜻 입에서 아니 나와서 그만두어버릴까 하다가, 그거야 서양 사람의 편지투에 보통 쓰는 말이니 계관할(따질) 것이 무어 있으랴 하는 생각으로 학교에서 독본 번역하듯이 기계적으로 읽으면서도 귀밑이 뜨뜻해지는 것을 깨달았다. 앞에 섰는 미인의 얼굴도 살짝 발개졌으나 그것은 한순간에 지나지 않았다. 도리어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섰는 이 여자의 얼굴에는 반기는 듯하고 흡족해하는 화려한 웃음까지 떠올라왔다.
다 읽고 나니까 이 미인은 편지를 받으며 그래도 좀 열적은(부끄러운) 듯이 웃으며
“고맙습니다. 이 ‘리차드슨’은 바깥양반 친구인데 어제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방에 아무 치장도 없는 것을 보고 접수해둔 양가구가 있으니 갖다가 쓸 테 거던 쓰라구 보내준 거예요.”
하며 변명 삼아 양가구의 내력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헤에, 그거 좋군요.”
모친은 얼마나 좋은 것인지 보지도 못하고 허청대고 대꾸를 하여준다. 이 부인도 딸의 입에서 ‘사랑하는’ 어쩌고 하는 소리가 흘러나올 제 에구 망측스러워라 하고 주름살 진 얼굴이 붉어졌던 것이다. 도대체 그러한 편지를 딸에게 번역을 시키게 한 것이 잘못이라고 하였으나 이것도 집 없는 탓이니 어쩌는 수 없다고 속으로 혀를 찾는 것이다.
“어머니 그 색시 남편이 있나요?”
안집 색시가 들어간 뒤에 보배는 모친을 따라 방으로 올라오며 이런 소리를 한다.
“아, 그럼 남편 있지. 왜 편지에 무어라구 했던?”
“글쎄 말예요. 편지에 ‘미쓰’라고 한 것은, 처녀에게 쓰는 말인데요, 지금 또 색시 말을 들으면, 바깥양반 친구니 어쩌니 하니 말이요…….”
보배는 그 색시가 서양 사람에게는 처녀 행세를 하는 것인지? 리차드슨이 ‘미세스’라고 쓸 것을 잘못 쓴 것인지 어정쩡해하는 것이다.
“누가 아니. 처녀거나 갈보거나 아랑곳할 것두 없지만, 아마 첩인가 보더라.”
이 말은 전부터 들은 말이다.
“옷 입은 맵시가 딴은 그래요. 하지만 기생인지도 모르죠.”
“그두 모르겠지만 그 어머니란 이가 얌전한 여염집 아낙네인 걸 보면 기생퇴물 같진 않구…….”
모친은 딸에게 그 꼴을 보이기도 싫고 이러니저러니 입초에 올리기도 싫으나, 대체 본탈이 무엇인구 하는 호기심은 모녀가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배는 제 방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책보를 풀고 하면서도 지금 본 편지 사연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얼른 보기에는 아무런 사연도 없고, 물건을 보낸다는 말과 점심에 초대를 하듯이 내일 만나자는 말에 지나지 않으나, 남편과 친구라면서, 남편은 어째 아니 청하누? 하고 그 ‘미쓰’란 말과 같이 역시 보배에게는 알 수 없는 일이요 짐작이 잘 나서지를 않으니만치 궁금하다.
‘마이 디어 미쓰 리!’라는 첫 구절을 생각하면 훤칠한 코 큰 남자가 자그마한 이쁜 색시의 등을 툭툭 치는 양이 보이는 듯도 싶지마는, 어제는 고맙고 미안하였다는 말이, 남편이 어제 집에 데리고 와서 대접을 한 치사라고(고마움이나 칭찬의 뜻을 담아 정중하게 하는 말) 아까 그 색시는 변명을 하였지마는 요새 며칠은 안채에 손님이 온 기척도 없었고 위아래층에 전등불이 캄캄히 꺼져 있었는데 그런 거짓말은 왜 하는지 그 역 할 수 없다.(납득할 수가 없다)
보배는 대관절 그런 편지를 받는 여자의 마음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여보았다. 남자에게서 편지라고 받아본 일이 없는 보배는 징그러운 생각부터 든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그런 남자의 편지─ 아니 남자의 편지는 아니라도, 사랑하는 동무가 있어서 편지를 주거니 받거니 하며 재미있게 지내보았으면 하는 충동도 깨닫는 것이었다.
보배는 다른 때 같으면 벌써 숙제장을 펴놓거나 영어책을 들고 나섰을 터인데 오늘은 책상 모퉁이에 멀거니 앉아서, 저고리에 솜을 두고 있는 모친의 손길만 바라보고 있다.
“어머니, 참 정말 요리점이고 뭐고 개업을 하나 보죠?”
‘리차드슨’이란 자의 편지 사연이 또 머리에 떠올라서 보배는 불쑥 이런 소리를 꺼냈다.
“응, 참 그 편지에도 그런 말눈치지?”
모친은 이렇게 대꾸는 하면서도 안집 이야기는 딸과 하고 싶지 않았다.
“요릿집을 차리고 갈보나 들끓고 하면 시끄럽구 챙피해서 어떻게 있에요.”
보배는 눈살을 찌푸린다.
“내 말이 그 말이다! 어쩌면 이렇게 빡빡할 수가 있니!”
바느질을 붙들고 앉은 모친은 한숨을 내리쉰다.
“그래두 아버지께서 나스셔서 서둘러 보시면 적산집은 하나 걸리련마는…….”
“얘, 그런 꿈같은 소리는 하지두 마라. 아버지 수단에 그 좋아하시는 약주 한 잔인들 공짜가 걸린다던! 그런 쥐변성 없는 이는 처음 봤으니까…….”
모친은 부인의 주변 없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 신이야 넋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말씀 마슈. 그럼 노인네가, 술판이나 얻어자시구 꿉적꿉적하구(고개를 자꾸 구부렸다 폈다 하며 비굴하게 굽실거리거나, 뚜렷한 일 없이 여기저기 서성거리며 빈둥대는 모양을 뜻합니다. 즉, 체신머리없이 공짜 술을 얻어먹으려고 사람들에게 비굴하게 비위를 맞추며 돌아다니는 행동을 비꼬는 말입니다.) 다니셨다면 어쩔 뻔했겠에요.”
보배는 부친이 모친을 꼬집는 소리를 하면, 모친의 역성을 듣고, 모친이 부친에게 몰이해한 소리를 하면 부친 편을 드는 중립파였다. 모친도 딸의 말이 그럴싸하면서도
“세상에 늬 아버지같이 꼬장꼬장한 양반이 어디 있니? 물이 맑으면 고기가 없는 법야.”
하고 핀둥이를 준다.
“흐린 물에는 송사리는 꼬일지 몰라도, 큰 고기는 바다의 맑은 물 속에 놀죠!”
하고 보배는 생글 웃는다.
그 역 일리가 있다고 모친은 생각하며 딸이 벌써 자라서 그런 소리를 하게 되었나? 하고 신통한 듯이 웃는 낯으로 쳐다본다. 그러나 자기 남편 같은 성미로 남에게 잘 쌔지를 못하니 평생 고생이라는 생각이 늘 있는 것이다.
4
모친은 저고리에 솜을 다 두어서 어느 틈에 뒤집어가지고 안섶에 코를 빼고 도련에 인두질을 치고 나더니 착착 개켜서 인두판에 얹어 밀어놓고는 일어선다. 저녁밥을 지으러 부엌으로 내려가는 모양이다. 보배도 따라 일어섰다.
“넌 웨 나오니? 어서 공부해라.”
다른 때 같으면 보배는 상을 물린 뒤에 설거지나 하고 부친의 손님이 와서 약주 시중이나 들게 되어야 부엌에 내려가는 것이지만 오늘은 어쩐지 마음이 뒤숭숭한 한편에 집 걱정에 팔려서 공부할 생각이 아니 나기에 따라나선 것이다.
“이리 주세요. 제가 씻지요.”
모친이 씻으려는 쌀 이남박을 보배는 씻었다. 요새 배급쌀이라는 것이 하도 돌멩이가 많이 섞여서 부친을 위하여 오백 원이나 주고 소꿉 같은 이남박을 샀지마는 세 식구 한 끼니 양식이래야 요 조그만 이남박의 바닥에 붙었다.
- 염상섭, 「양과자갑」
| 염상섭, '양과자갑' |
수능 완성 해제
이 작품은 해방 직후 남한 사회에 들어선 미군정의 영향으로 미국의
언어인 영어가 부상하게 된 현실을 포착하여 영어의 파급력에 대한 우리나라
지식인의 우려를 드러내는 소설이다. 미국 유학을 다녀온 지식인의 비판적
목소리를 빌려, 영어의 사회적 효용이 높아진 현실에서 민족적 주체성을 잃어버린
왜곡된 세태와 이에 영합해 이득을 얻으려는 속물적인 인간을 비판하고 있다.
주제
해방 이후 물질적 풍요만을 추구하는 속물적 삶에 대한 비판
전체 줄거리
미국 유학을 다녀온 영수는 대학에서 시간 강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해방
전에는 미국 유학을 다녀온 이력으로 인해 고초를 겪은 적이 있으며, 6·25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서울로 남하한 인물이다. 집을 사려다가 사기를 당해 셋방을
전전하게 된 영수네 가족은 이천 원의 세를 내고 현재의 집에 정착해 살고 있다.
그런데 주인집이 세입자들에게 집을 비워 달라는 독촉을 하면서 영수 아내는
전전긍긍한다. 그러던 중 주인집에서 ‘안라’라는 여자가 찾아와 영어가 적힌
쪽지를 가져다 보이지만, 영수는 번역을 거절한다. 아내가 약주를 사 준다고
달래자, 영수는 적산 가옥을 안라에게 관리시킨다는 내용임을 알려 준다. 이를
문서로 번역해 달라는 안라의 부탁을 영수가 거절하고, 영수 아내는 딸 보배에게
시킨다. 그 후, 주인집 딸인 양장미인이 찾아와 보배에게 리차드슨이 보낸 영어
편지를 번역해 달라고 부탁한다. 양장미인은 편지를 번역해 준 답례로 양과자갑을
보배에게 선물한다. 보배에게 주인집 딸의 영어 편지를 읽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영수는 아내와 다투다가 과자갑을 집어 던진다.
2. 염상섭, '양과자갑' 작품의 의미 및 표현 방법
🐱 정답 확인 방법은 PC는 마우스 올리라냥~ 모바일은 젤리로 터치하라냥~ 젤리 없냥?
① 1부: 영어와 미국 유학의 효용을 둘러싼 영수 부부의 갈등
영수 부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에서 남편의 영어 실력을 활용하기를 바라지만, 영수는 영어를 라고 말하며 현실적 활용을 거부한다.
이라는 표현에서는 영어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되는 해방기 현실이 드러난다.
영수의 태도와 아내의 태도를 하여 부부의 갈등을 드러낸다.
② 안라와 영수 가족의 관계
안라는 적산가옥 관리 증서를 번역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영수는 이를 거절한다. 영수 부인은 집주인의 권세를 의식하여 마지못해 부탁을 받아들이고 결국 에게 번역을 맡긴다.
안라가 영어 능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영수 가족에게 명령하듯 요구하는 모습은 당시 영어가 가진 을 보여 준다.
③ 영수 부인의 현실 인식
영수 부인은 남편이 미국 유학과 영어 능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답답하게 여긴다. 특히 피난 과정에서 재산을 잃고 서울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상황을 통해 을 강조한다.
영수는 이러한 현실적 요구를 거부하지만, 부인은 라고 생각한다.
④ 안채의 공간과 양장미인
안채는 일본인이 사용하던 큰 집이며, 이후 미군과 관련된 영업 공간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제시된다. 이 공간은 해방 이후 일본이 차지했던 자리를 미국의 영향력이 대신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안채의 양장미인은 서양식 외모와 생활양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는 그녀의 생활 방식과 미국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소재가 된다.
⑤ 보배가 번역하는 편지
리차드슨의 편지에는 양가구를 보내겠다는 내용과 함께 라는 호칭이 등장한다.
보배는 이를 번역하면서 단순한 번역 행위를 넘어 자신에게는 낯선 남녀 관계와 새로운 생활양식을 의식하게 된다.
양가구가 선물로 제공된 사실은 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 암시한다.
⑥ 양과자갑의 의미
제공된 후반부 줄거리에서 양과자갑은 양장미인이 보배에게 번역의 답례로 건네는 물질적 선물로 기능한다. 이 소재는 영어 능력이 곧 물질적 보상으로 연결되는 현실을 상징한다.
따라서 제목의 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해방기 사회에 유입된 새로운 가치와 욕망을 함축한다.
⑦ 영수의 태도
영수는 미국 유학 경험과 영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출세나 경제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는 세속적 성공보다 자신의 지식인으로서의 을 지키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현실과 충돌하며 영수 자신의 무능력과 으로도 읽힌다.
⑧ 부부의 대화와 인물 형상화
영수와 아내의 대화에는 서로 다른 가치관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아내의 말은 생계와 현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영수의 말은 냉소와 자조가 섞여 있다.
특히 와 같은 웃음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를 드러낸다.
⑨ 보배의 성격과 역할
보배는 부모 세대의 갈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어느 한쪽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영어 능력을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며, 부모의 말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도 한다.
“흐린 물에는 송사리는 꼬일지 몰라도, 큰 고기는 바다의 맑은 물 속에 놀죠!”라는 말은 보배의 과 주체성을 드러낸다.
⑩ 작품 전체의 풍자
작품은 영어를 둘러싼 인물들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해방 이후 영어 능력이 새로운 사회적 권력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풍자한다. 또한 일본식 공간과 미국식 문화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따라서 작품의 풍자는 특정 인물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과 사회 구조 전체를 겨냥한다.
영수 부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에서 남편의 영어 실력을 활용하기를 바라지만, 영수는 영어를 라고 말하며 현실적 활용을 거부한다.
이라는 표현에서는 영어가 단순한 언어가 아니라 사회적 자산으로 인식되는 해방기 현실이 드러난다.
영수의 태도와 아내의 태도를 하여 부부의 갈등을 드러낸다.
정답
🔸영수의 영어에 대한 자존심과 아내의 현실적 생계 의식🔸영어의 경제적
가치🔸영수와 아내의 가치관 대조
🔸1부: 영어의 사회적 가치가 높아진 현실 속에서 영수와 아내가 생계와
지식인의 자존심을 두고 갈등함
② 안라와 영수 가족의 관계
안라는 적산가옥 관리 증서를 번역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영수는 이를 거절한다. 영수 부인은 집주인의 권세를 의식하여 마지못해 부탁을 받아들이고 결국 에게 번역을 맡긴다.
안라가 영어 능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면서도 영수 가족에게 명령하듯 요구하는 모습은 당시 영어가 가진 을 보여 준다.
정답
🔸보배🔸영어 능력🔸사회적 위력
🔸2부: 영어 능력을 매개로 인물들 사이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사회적 위계가
드러남
③ 영수 부인의 현실 인식
영수 부인은 남편이 미국 유학과 영어 능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을 답답하게 여긴다. 특히 피난 과정에서 재산을 잃고 서울에서 셋방살이를 하는 상황을 통해 을 강조한다.
영수는 이러한 현실적 요구를 거부하지만, 부인은 라고 생각한다.
정답
🔸생존과 현실 적응🔸현실적 수단🔸생존 의식
🔸3부: 전쟁과 피난으로 몰락한 가족의 현실을 통해 현실 적응의 필요성을
강조함
④ 안채의 공간과 양장미인
안채는 일본인이 사용하던 큰 집이며, 이후 미군과 관련된 영업 공간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제시된다. 이 공간은 해방 이후 일본이 차지했던 자리를 미국의 영향력이 대신하는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안채의 양장미인은 서양식 외모와 생활양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으며, 는 그녀의 생활 방식과 미국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소재가 된다.
정답
🔸미군 관련 영업 공간🔸미국의 영향력🔸양가구
🔸4부: 안채와 양가구를 통해 해방 이후 미국식 생활양식과 경제적 영향력이
확산되는 현실을 드러냄
⑤ 보배가 번역하는 편지
리차드슨의 편지에는 양가구를 보내겠다는 내용과 함께 라는 호칭이 등장한다.
보배는 이를 번역하면서 단순한 번역 행위를 넘어 자신에게는 낯선 남녀 관계와 새로운 생활양식을 의식하게 된다.
양가구가 선물로 제공된 사실은 와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 암시한다.
정답
🔸사랑하는 미쓰 리🔸낯선 남녀 관계🔸물질적 호의
🔸5부: 영어 편지의 번역을 계기로 보배가 새로운 인간관계와 서양식
생활양식을 의식하게 됨
⑥ 양과자갑의 의미
제공된 후반부 줄거리에서 양과자갑은 양장미인이 보배에게 번역의 답례로 건네는 물질적 선물로 기능한다. 이 소재는 영어 능력이 곧 물질적 보상으로 연결되는 현실을 상징한다.
따라서 제목의 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해방기 사회에 유입된 새로운 가치와 욕망을 함축한다.
정답
🔸물질적 보상🔸서양 문화🔸미국의 영향력🔸새로운 가치와 욕망
🔸6부: 양과자갑은 영어 능력이 물질적 보상과 연결되는 현실 및 미국식 문화의
유입을 상징함
⑦ 영수의 태도
영수는 미국 유학 경험과 영어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출세나 경제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거부한다. 그는 세속적 성공보다 자신의 지식인으로서의 을 지키려 한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현실과 충돌하며 영수 자신의 무능력과 으로도 읽힌다.
정답
🔸자존심🔸현실 부적응
🔸7부: 영수는 지식인의 자존심을 지키려 하지만 변화한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임
⑧ 부부의 대화와 인물 형상화
영수와 아내의 대화에는 서로 다른 가치관이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아내의 말은 생계와 현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영수의 말은 냉소와 자조가 섞여 있다.
특히 와 같은 웃음은 단순한 즐거움이 아니라 를 드러낸다.
정답
🔸허허허🔸냉소
🔸8부: 부부의 대화를 통해 현실에 대한 서로 다른 태도와 영수의 냉소적
성격을 드러냄
⑨ 보배의 성격과 역할
보배는 부모 세대의 갈등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서 어느 한쪽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영어 능력을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는 데에도 적극적이며, 부모의 말을 논리적으로 반박하기도 한다.
“흐린 물에는 송사리는 꼬일지 몰라도, 큰 고기는 바다의 맑은 물 속에 놀죠!”라는 말은 보배의 과 주체성을 드러낸다.
정답
🔸강직성🔸주체성
🔸9부: 보배는 부모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바라보며 자신의 판단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주체적인 인물임
⑩ 작품 전체의 풍자
작품은 영어를 둘러싼 인물들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해방 이후 영어 능력이 새로운 사회적 권력으로 작용하는 현실을 풍자한다. 또한 일본식 공간과 미국식 문화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따라서 작품의 풍자는 특정 인물 한 사람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과 사회 구조 전체를 겨냥한다.
정답
🔸속물적 가치관
🔸10부: 영어와 미국 문화가 새로운 권력과 물질적 욕망으로 작용하는 해방기의
세태를 풍자함
3. 염상섭, '양과자갑' 분석
🐱 열심히 분석하라냥~ 슬쩍 넘기지 말라냥!! 이상한 게 있으면 댓글 남기라냥!
📌 작가의 삶
• 본명은 염상섭이며 호는 횡보이다. 서울에서 성장한 뒤 일본에서 교육을 받으며
근대 문학과 사회 현실에 관심을 넓혔다.
• 1918년 일본 게이오대학 재학 중 독립운동과 관련된 활동으로 체포되어 학업을
중단하였다.
• 1920년대 초 동인지 『폐허』 창간에 참여했고 기자로 활동하면서 작품 활동을
본격화하였다.
• 「표본실의 청개구리」, 「만세전」, 「삼대」 등을 통해 식민지 현실과 근대적
인간의 내면, 사회 구조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하였다.
• 해방 이후에는 해방기의 혼란과 좌우 이념 대립, 미국의 영향, 경제적 궁핍과
인간의 속물성을 비판적으로 다룬 작품을 발표하였다.
• 대표작으로 「표본실의 청개구리」, 「만세전」, 「삼대」, 「두 파산」,
「양과자갑」, 『효풍』 등이 있다.
• 작품 경향은 자연주의적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사회 현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인물의 일상적 언어와 행동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속물성을 드러내는 데
특징이 있다.
• 특히 해방 이후 작품에서는 특정 이념을 직접 선전하기보다 현실의 모순을
냉소적이고 풍자적인 시선으로 보여 주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 「양과자갑」 역시 해방 직후 미국의 영향력이 일상생활 속으로 침투하는 모습을
영어, 양장, 양가구, 적산가옥 등의 소재를 통해 포착한 작품이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서울대 귀중컬렉션 해방문학 선집, 나무위키 사진)
🕰️ 시대의 특징
• 1945년 해방 이후 한반도 남쪽에는
ㅁㄱㅈ이
실시되면서 정치·경제·문화 영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빠르게 확대되었다.
• 일본인이 남기고 간
ㅈㅅㄱㅇ과
재산을 둘러싼 새로운 사회적 이해관계가 형성되었다.
• 작품 속 영어는 단순한 외국어가 아니라 새로운 사회적
ㄱㅇ와
경제적 기회를 상징하는 언어로 기능한다.
• 미국식 양장, 양가구, 양요릿집 등의 소재는 서양식
ㅅㅎㅇㅅ이
확산되는 현실을 보여 준다.
• 해방 직후의 빈곤과
ㅈㄱㄴ,
피난민 문제는 새로운 사회 질서가 정착되기 전의 혼란을 보여 준다.
📚 핵심 작품 정보
• 갈래:
ㄷㅍㅅㅅ
• 성격:
ㅅㅅㅈ,
ㅍㅈㅈ,
ㅂㅍㅈ,
ㄴㅅㅈ
• 제재:
ㅇㅇ 열풍과
미국식 생활양식, 적산가옥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해관계.
• 주제: 해방 이후 미국의 영향력 확대와 물질적 이익을 좇는
ㅅㅁㅈ
세태에 대한 비판.
• 시점:
ㅈㅈㅈ
작가 시점에 가까운 서술 방식으로 인물의 행동과 내면을 폭넓게 제시함.
• 발표: 1948년 6월 『한보』에 「바쁜 이바지」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고,
1948년 『해방문학선집』에 수록되면서 「양과자갑」으로 개제됨.
• 어조: 인물의 대화와 행동을 통해
ㄴㅅㅈ이고
ㅍㅈㅈ인
태도를 드러냄.
• 특징: 영어, 양장, 양가구, 적산가옥 등의 소재를 활용하여 미국 문화의 유입과
물질적 가치관의 확산을
ㅂㅍㅈ으로
보여 줌.
🔎 서술상의 특징과 주요 소재의 의미
• 인물들의
ㄷㅎ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치관의 차이를 직접 드러낸다.
• 영수와 아내의 말싸움을 통해 지식인의 자존심과 현실적 생계 의식의
ㅊㄷ을
보여 준다.
• 인물의
ㅇㅁ와
말투를 세밀하게 묘사하여 인물의 성격과 사회적 위치를 드러낸다.
• 양장미인의 외모와 화장에 대한 묘사는 외래적인 생활양식을 무비판적으로
ㅁㅂ하는
세태를 풍자한다.
• 영어는 지식의 상징인 동시에 새로운 사회에서
ㄱㅈㅈ
가치를 획득하는 수단으로 기능한다.
• 적산가옥은 해방 이후 재산의 귀속과 주거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ㅎㄹ을
보여 주는 공간이다.
• 양가구는 미국식 생활양식과 물질적 풍요에 대한
ㄷㄱ을
가시화한다.
• 양과자갑은 영어 능력과 외국 문화가 물질적
ㅂㅅ으로
연결되는 현실을 상징하는 소재로 볼 수 있다.
• 보배는 부모 세대의 갈등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판단을 제시하는 인물로서
세대
ㅂㅎ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 운율 및 표현상의 특징
• 산문이므로 시와 같은 정형화된 운율은 없지만, 인물의
ㄱㅇㅊ
대화가 반복되면서 생생한 리듬을 만든다.
• ‘허허허’, ‘흥’, ‘에구’ 등의
ㄱㅌ적
표현을 활용하여 인물의 정서와 태도를 생동감 있게 드러낸다.
• 영어와 관련된 표현을
ㅂㅂ적으로
제시하여 작품의 핵심 문제를 부각한다.
• 영수와 아내의 관점을
ㄷㅈ하여
지식인의 자존심과 생존을 위한 현실 적응 사이의 갈등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 인물의 외모를
ㄱㅈ되게
묘사하여 외래 문화를 흉내 내는 인물의 모습을 희화화한다.
• 생활 공간과 사물을 구체적으로
ㅇㄱ하여
해방기의 주거 환경과 소비 문화를 사실적으로 재현한다.
• 특정 인물의 말과 행동을 통해 사회 전체의 문제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ㅍㅈ적
표현이 두드러진다.
📝 주요 출제 유형 5개
• ① 사건의 내용과 인물의 행동 사이의
ㅇㄱ
관계 파악
• ② 영수·영수 부인·보배의
ㄱㅊㄱ과
태도 비교
• ③ 영어·적산가옥·양가구·양과자갑의
ㄱㄴ과
의미 파악
• ④ 해방 직후 미군정과 미국 문화 유입이라는 시대적
ㅂㄱ과
작품의 관계 파악
• ⑤ 대화·묘사·풍자를 통한 인물
ㅎㅅㅎ와
사회 비판 방식 파악
🔗 EBS 연계 수능 기출 핵심 및 함께 봐야 할 작품
• 핵심은 ‘해방기 현실’과 ‘외래 문화의 유입’, ‘물질적 욕망’, ‘속물성’,
‘지식인의 현실 적응’이라는 연결 구조이다.
작품을 이해할 때 이러한
ㅅㅁㅅ에
주목해야 한다.
• 작품을 읽을 때 영어 자체를 비판하는 것으로 단순화하지 말고, 영어가 사회적
권력과 경제적 이익의 수단으로
ㅂㅈ되는
과정을 살펴야 한다.
• 「두 파산」은 경제적 궁핍과 돈을 둘러싼 인간관계의
ㅅㅁㅅ을
비교하여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삼대」는 개인과 가족, 돈과 사회적 가치의 충돌을 살펴볼 수 있어
염상섭의
ㅅㅅㅈㅇ적
문제의식을 연결하기 좋다.
• 「만세전」은 식민지 현실과 개인의 인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 염상섭의
ㅎㅅ
인식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비교하기 좋다.
• 해방기 작품인 이태준의 「해방전후」와 함께 읽으면 해방이라는 역사적
ㅈㅎ이
문학 속에서 어떻게 형상화되는지 비교할 수 있다.
4. 염상섭, '양과자갑' 문제
📝 서술형 문제
🐱 정답 확인은 '빈칸 답안' 작성 > '채점하기' > '정답' 클릭하라냥!(정답은 키워드로 결판난다냥!)
1. 영수가 자신의 영어 능력을 경제적 이익을 얻는 수단으로 활용하기를 거부하는 이유와 그 태도의 한계를 서술하시오.
정답
🔸영수는 영어를 생계나 출세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지식인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로 여기지만, 그 결과 가족의 생계를 해결하지 못하고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인다.
2. 영수 부인이 남편의 태도를 답답하게 여기는 까닭을 작품 속 상황과 연결하여 서술하시오.
정답
🔸전쟁과 피난으로 재산과 거처를 잃은 상황에서 영어 능력을 활용해 생계를
마련해야 하는데도 영수가 현실적 대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안라가 영수 가족에게 영어 번역을 부탁하는 사건이 인물들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서술하시오.
정답
🔸영어 능력이 영수 가족의 현실적 가치로 부각되면서 주인집과 세입자 사이의
경제적 관계가 더욱 복잡해지고, 보배의 능력이 새로운 관계를 연결하는 매개가
된다.
4. 작품에서 적산가옥이 단순한 주거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정답
🔸적산가옥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남긴 재산이 해방 이후 새로운 권력과 자본의
이해관계 속에서 재분배되는 현실을 보여 주는 공간이다.
5. 양장미인이 양가구와 영어 편지를 매개로 미국인과 관계를 맺는 모습이 작품에서 비판적으로 제시되는 이유를 서술하시오.
정답
🔸미국식 생활양식과 물질적 혜택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와 욕망을 변화시키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외래 문화에 편승하는 속물적 세태를 풍자하기 때문이다.
6. 보배가 부모의 갈등을 바라보는 태도가 영수 부인과 다른 점을 서술하시오.
정답
🔸보배는 부모 중 어느 한쪽의 입장에 무조건 동조하지 않고, 각각의 장점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판단을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균형 잡힌 태도를 보인다.
7. 작품에서 영어가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을 넘어 사회적 의미를 갖게 되는 과정을 서술하시오.
정답
🔸영어는 미국 유학과 연결된 지식의 상징에서 출발하여 해방 이후에는 집과
재산,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권력과 경제적 자원으로 기능한다.
8. 작품의 대화 중심 서술이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데 어떤 효과를 내는지 서술하시오.
정답
🔸인물들이 현실과 영어, 생계와 자존심에 대해 직접 의견을 주고받게 함으로써
각자의 가치관과 성격 차이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9. 작품에서 양가구가 갖는 기능을 미국 문화의 유입이라는 측면에서 서술하시오.
정답
🔸양가구는 미국식 생활양식의 물질적 풍요를 가시화하면서, 해방 직후 미국
문화가 일상생활 속으로 빠르게 유입되는 현실을 보여 준다.
10. 「양과자갑」이라는 제목이 작품 전체의 주제와 연결되는 방식을 서술하시오.
정답
🔸양과자갑은 외래 문화의 달콤한 물질적 혜택이 영어 능력과 인간관계의
보상으로 연결되는 현실을 상징하며, 이를 통해 해방기의 속물적 욕망을
비판한다.
📝 객관식 문제
🐱 정답 선지 클릭하라냥! 오답이 나오면 다시 풀 수 있다냥! 컨닝하지 말라냥!!*
1. 「양과자갑」의 사건 전개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영어 번역을 둘러싼 부탁이 이어지면서 보배의 영어 능력이 가족의 현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연결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② 영수는 영어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집주인과의 계약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③ 영수 부부는 영어 능력을 활용하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④ 보배는 리차드슨의 편지를 번역하지 않고 돌려보낸다.
⑤ 양가구는 영수 가족이 직접 구입한 물건으로 제시된다.
2. 영수와 영수 부인의 갈등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영수 부인은 남편의 영어 능력이 가족의 생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② 영수는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통역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③ 영수는 영어의 실용적 활용 자체에 거부감을 보인다.
④ 영수 부인은 남편이 세상 물정에 어둡다고 생각한다.
⑤ 두 사람의 갈등에는 지식인의 자존심과 현실적 생계 의식의 차이가 작용한다.
3. 다음 중 작품 속 영어의 기능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영어는 인물들의 학업 성취를 보여 주는 교육적 소재로만 기능한다.
② 영어는 영수의 개인적 취미를 나타내는 소재로 기능한다.
③ 영어는 새로운 사회 질서에서 권위와 경제적 기회를 획득하는 수단으로
부상한다.
④ 영어는 민족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상징으로 제시된다.
⑤ 영어는 등장인물들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사용된다.
4. 안채와 뒤채의 공간적 대비를 고려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안채는 전통적 조선 생활공간을 그대로 보존하는 공간이다.
② 뒤채는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인물들의 생활공간으로 제시된다.
③ 두 공간은 인물들의 사회적 위치와 생활 조건의 차이를 드러낸다.
④ 두 공간의 대비를 통해 해방기 사회의 경제적 격차와 외래 문화의 유입이 함께
드러난다.
⑤ 두 공간 모두 외래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유지된다.
5. 보배의 인물 성격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자신의 영어 능력을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② 부모의 갈등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판단을 형성한다.
③ 부모의 의견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인물이다.
④ 부친의 성격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옹호하기도 한다.
⑤ 부모 세대와 다른 판단을 제시하며 새로운 세대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6. 작품의 풍자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인물의 말투와 외모, 행동을 세밀하고 과장되게 묘사하여 세태의 속물성을
드러낸다.
② 작가가 모든 사건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여 풍자를 완성한다.
③ 풍자의 대상은 리차드슨이라는 인물 한 사람으로 한정된다.
④ 미국식 생활양식을 긍정적으로 찬양하여 풍자의 효과를 약화한다.
⑤ 인물의 대화는 사건 전개와 무관하게 배치된다.
7. 다음 중 양가구의 기능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전통적인 생활양식의 복원을 상징한다.
② 미국식 생활양식과 물질적 풍요의 유입을 가시화한다.
③ 영수 가족의 경제적 궁핍을 직접 상징한다.
④ 해방 이후 교육 제도의 변화를 나타낸다.
⑤ 인물의 성격과 무관한 단순한 배경 소품이다.
8.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관련하여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해방 직후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② 일본인이 남긴 재산과 가옥을 둘러싼 새로운 이해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③ 전쟁과 피난으로 인한 주거 불안이 인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④ 미국식 생활양식이 일부 인물들의 욕망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⑤ 해방 이후에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이전과 같은 형태로 계속되고 있음을
중심적으로 보여 준다.
9. 다음 중 영수 부인의 성격과 태도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남편의 태도에 만족하며 현실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다.
② 영어 능력의 활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③ 집을 잃을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④ 남편의 성격을 이해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⑤ 보배가 영어를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다.
10. 다음 중 작품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화를 통해 인물의 가치관과 갈등을 직접 제시한다.
② 외모와 행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인물의 성격을 형상화한다.
③ 주인공 한 사람의 내면만을 제한적으로 제시하여 다른 인물의 생각은 알 수
없게 한다.
④ 공간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시대적 현실을 구체화한다.
⑤ 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사회적 모순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11. 다음 중 영수의 인물 성격을 가장 적절하게 파악한 것은?
①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리적 인물이다.
② 자신의 지식인적 자존심을 중시하지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
인물이다.
③ 가족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가장이다.
④ 미국식 생활양식을 적극적으로 동경하고 수용하는 인물이다.
⑤ 주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는 인물이다.
12. 작품의 제목과 주제의 관계를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제목의 양과자는 외래 문화의 유입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② 제목의 소재는 물질적 보상과 인간관계의 연결을 보여 준다.
③ 작품은 양과자의 음식적 특성과 맛을 중심적으로 탐구한다.
④ 제목은 해방기 사회에 등장한 새로운 욕망과 가치의 변화를 함축한다.
⑤ 제목은 물질적 풍요를 좇는 속물적 태도에 대한 비판과 연결된다.
13. 다음 중 보배와 양장미인의 관계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보배는 처음부터 양장미인을 적대하며 번역을 거절한다.
② 양장미인은 보배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 접근한다.
③ 영어 편지의 번역을 매개로 두 사람이 연결되며 보배는 양장미인의 생활과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④ 보배는 양장미인에게 영어를 배운다.
⑤ 양장미인은 보배에게 자신의 응접세트를 빌려준다.
14. 작품의 핵심적인 갈등 구조를 파악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영수와 아내 사이에는 현실적 생계와 지식인의 자존심이 대립한다.
② 영수 가족과 주인집 사이에는 주거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③ 전통적 생활양식과 외래적 생활양식 사이의 긴장이 드러난다.
④ 보배와 부모 사이에는 영어 교육의 주도권을 둘러싼 핵심적인 갈등이 형성된다.
⑤ 미국 문화와 물질적 이익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이 인물들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15. 「양과자갑」을 염상섭의 해방기 문학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한 것으로 적절한
것은?
① 해방 이후의 사회 현실과 단절된 개인의 내면만을 다룬다.
② 경제적 궁핍과 주거 문제는 작품의 현실 인식과 관계가 없다.
③ 영어와 미국식 생활양식은 작품의 시대적 의미와 무관하다.
④ 외래 문화의 유입과 물질적 욕망의 결합을 통해 해방기의 세태를 풍자한다.
⑤ 해방 이후 변화한 사회 질서와 미국의 영향력이 개인의 일상과 인간관계에
미치는 모습을 통해 당대의 속물적 세태를 비판한다.
16. 「양과자갑」의 사건 전개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영어 번역을 둘러싼 부탁이 이어지면서 보배의 영어 능력이 가족의 현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연결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② 영수는 영어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집주인과의 계약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③ 영수 부부는 영어 능력을 활용하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④ 보배는 리차드슨의 편지를 번역하지 않고 돌려보낸다.
⑤ 양가구는 영수 가족이 직접 구입한 물건으로 제시된다.
17. 영수와 영수 부인의 갈등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영수 부인은 남편의 영어 능력이 가족의 생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② 영수는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통역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선다.
③ 영수는 영어의 실용적 활용 자체에 거부감을 보인다.
④ 영수 부인은 남편이 세상 물정에 어둡다고 생각한다.
⑤ 두 사람의 갈등에는 지식인의 자존심과 현실적 생계 의식의 차이가 작용한다.
18. 다음 중 작품 속 영어의 기능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영어는 인물들의 학업 성취를 보여 주는 교육적 소재로만 기능한다.
② 영어는 영수의 개인적 취미를 나타내는 소재로 기능한다.
③ 영어는 새로운 사회 질서에서 권위와 경제적 기회를 획득하는 수단으로 부상한다.
④ 영어는 민족적 정체성을 회복하는 상징으로 제시된다.
⑤ 영어는 등장인물들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무관하게 사용된다.
19. 안채와 뒤채의 공간적 대비를 고려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안채는 전통적 조선 생활공간을 그대로 보존하는 공간이다.
② 뒤채는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인물들의 생활공간으로 제시된다.
③ 두 공간은 인물들의 사회적 위치와 생활 조건의 차이를 드러낸다.
④ 두 공간의 대비를 통해 해방기 사회의 경제적 격차와 외래 문화의 유입이 함께 드러난다.
⑤ 두 공간 모두 외래 문화의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유지된다.
20. 보배의 인물 성격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자신의 영어 능력을 실제 상황에서 활용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② 부모의 갈등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판단을 형성한다.
③ 부모의 의견을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인물이다.
④ 부친의 성격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고 옹호하기도 한다.
⑤ 부모 세대와 다른 판단을 제시하며 새로운 세대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21. 작품의 풍자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한 것은?
① 인물의 말투와 외모, 행동을 세밀하고 과장되게 묘사하여 세태의 속물성을 드러낸다.
② 작가가 모든 사건의 의미를 직접 설명하여 풍자를 완성한다.
③ 풍자의 대상은 리차드슨이라는 인물 한 사람으로 한정된다.
④ 미국식 생활양식을 긍정적으로 찬양하여 풍자의 효과를 약화한다.
⑤ 인물의 대화는 사건 전개와 무관하게 배치된다.
22. 다음 중 양가구의 기능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전통적인 생활양식의 복원을 상징한다.
② 미국식 생활양식과 물질적 풍요의 유입을 가시화한다.
③ 영수 가족의 경제적 궁핍을 직접 상징한다.
④ 해방 이후 교육 제도의 변화를 나타낸다.
⑤ 인물의 성격과 무관한 단순한 배경 소품이다.
23. 작품의 시대적 배경과 관련하여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해방 직후 미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② 일본인이 남긴 재산과 가옥을 둘러싼 새로운 이해관계가 형성되고 있다.
③ 전쟁과 피난으로 인한 주거 불안이 인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④ 미국식 생활양식이 일부 인물들의 욕망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⑤ 해방 이후에도 일본의 식민지 지배가 이전과 같은 형태로 계속되고 있음을 중심적으로 보여 준다.
24. 다음 중 영수 부인의 성격과 태도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남편의 태도에 만족하며 현실 문제를 걱정하지 않는다.
② 영어 능력의 활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③ 집을 잃을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④ 남편의 성격을 이해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현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⑤ 보배가 영어를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다.
25. 다음 중 작품의 서술 방식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화를 통해 인물의 가치관과 갈등을 직접 제시한다.
② 외모와 행동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여 인물의 성격을 형상화한다.
③ 주인공 한 사람의 내면만을 제한적으로 제시하여 다른 인물의 생각은 알 수 없게 한다.
④ 공간과 사물을 세밀하게 묘사하여 시대적 현실을 구체화한다.
⑤ 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사회적 모순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26. 다음 중 영수의 인물 성격을 가장 적절하게 파악한 것은?
① 경제적 이익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실리적 인물이다.
② 자신의 지식인적 자존심을 중시하지만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한계를 지닌 인물이다.
③ 가족의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가장이다.
④ 미국식 생활양식을 적극적으로 동경하고 수용하는 인물이다.
⑤ 주변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는 인물이다.
27. 작품의 제목과 주제의 관계를 이해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제목의 양과자는 외래 문화의 유입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② 제목의 소재는 물질적 보상과 인간관계의 연결을 보여 준다.
③ 작품은 양과자의 음식적 특성과 맛을 중심적으로 탐구한다.
④ 제목은 해방기 사회에 등장한 새로운 욕망과 가치의 변화를 함축한다.
⑤ 제목은 물질적 풍요를 좇는 속물적 태도에 대한 비판과 연결된다.
28. 다음 중 보배와 양장미인의 관계에 대한 이해로 적절한 것은?
① 보배는 처음부터 양장미인을 적대하며 번역을 거절한다.
② 양장미인은 보배에게 영어를 가르쳐 주기 위해 접근한다.
③ 영어 편지의 번역을 매개로 두 사람이 연결되며 보배는 양장미인의 생활과 관계에 관심을 갖게 된다.
④ 보배는 양장미인에게 영어를 배운다.
⑤ 양장미인은 보배에게 자신의 응접세트를 빌려준다.
29. 작품의 핵심적인 갈등 구조를 파악한 것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영수와 아내 사이에는 현실적 생계와 지식인의 자존심이 대립한다.
② 영수 가족과 주인집 사이에는 주거 문제를 둘러싼 이해관계가 존재한다.
③ 전통적 생활양식과 외래적 생활양식 사이의 긴장이 드러난다.
④ 보배와 부모 사이에는 영어 교육의 주도권을 둘러싼 핵심적인 갈등이 형성된다.
⑤ 미국 문화와 물질적 이익을 둘러싼 사회적 긴장이 인물들의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
30. 다음 중 작품이 지닌 문학사적 의의 및 주제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해방 직후 좌우 이념의 대립과 정당 정치의 실상을 직접적으로 고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②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해체된 농촌 공동체의 회복 과정을 서정적으로 그려낸다.
③ 해방 이후 밀려든 미국 문화와 영어 열풍 속에서 속물적 이익을 좇는 세태와 지식인의 무능을 비판한다.
④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도시에서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가족애를 회복하는 과정을 다룬다.
⑤ 일제강점기 말기 지식인들의 은밀한 독립운동과 투쟁 의식을 사실적으로 형상화한다.
🐱 네 실력이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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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한 공기 독서 한 숟갈: 염상섭, '양과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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