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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길삼봉뎐'

1. 김민정, '길삼봉뎐'  전문(줄거리)

🐱 전문부터 감상하라냥~ 나른하다고 식빵 굽지 말라냥!!



수능 특강 해제
  이 작품은 조선 선조 때 일어났던 기축옥사를 배경으로 하여 역사적 사건에 허구를 덧붙여 창작한 희곡이다. 기축옥사는 1589년(선조 22), 정여립이 모반을 꾀한다는 고변에서 촉발되어 2년 남짓한 기간에 동인 쪽의 수많은 선비들이 처벌된 사건이다. 기축옥사를 배경으로 실체가 모호한 ‘길삼봉’이라는 존재를 이용하여, 죄 없는 정적들을 역적으로 몰아 죽이는 위정자들의 모습과 신하들의 갈등을 부추겨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는 왕의 모습, 이익과 권력 다툼에 혈안이 되어 민생은 뒷전인 왕과 위정자들 탓에 민중이 겪어야 했던 고난을 극적으로 형상화했다. 이를 통해 정치권력의 비정함과 정쟁이 야기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비판적 주제 의식을 잘 나타냈다. 극 중 인물 중 선조, 정철, 이산해, 최영경은 실존 인물이다. 작가는 김훈의 장편 소설 『칼의 노래』에 나오는 ‘길삼봉’에 관한 내용에 착안하여,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칼의 노래』는 임진왜란 직전 사회적으로 불길하고 흉흉한 분위기가 팽하던 시기를 다루고 있어 두 작품은 시대적 배경 면에서 서로 이어진다. 2009년에 극단 연우무대(연출: 안경모)에 의해 남산예술센터에서 초연되었다.

주제
정치권력의 비정함과 정쟁이 야기하는 사회적 혼란에 대한 비판

전체 줄거리
  조선 전역에서 괴이한 일들이 벌어지고 하늘에서는 변란을 예고하는 천문 현상이 일어나 민심이 흉흉하다. 한양에서는 백성들이 밤낮없이 남산골에 모여 「둥둥곡」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해괴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서인과 동인이 극심한 정쟁을 벌이는 가운데 동인의 선비 정여립이 역모를 꾀했다는 혐의로 죽게 된다. 길삼봉이란 인물은 정여립과 함께 거론된 반란의 우두머리인데, 그가 누구인지 아니면 그가 실재하는 인물인지도 불분명하지만 선조는 정철을 시켜 길삼봉을 찾게 하고, 그 과정에서 정여립과 관련이 있는 수많은 동인의 선비들이 길삼봉으로 의심받아 죽임을 당한다. 서인인 정철은 위관(재판장)이 되어 길삼봉을 색출하는 데 혈안이 되어 동인의 선비들을 잔인하게 처형하고, 급기야 재야의 덕망 있는 선비인 최영경마저 붙잡아 신문을 한다. 동인인 이산해는 교활하고 냉혹한 인물로 최영경을 돕는 척하면서 몰래 그에게 독주를 먹여 죽음에 이르게 한다. 그런 후 정치적 야욕 때문에 죄없는 선비를 죽였다는 죄목으로 정철을 고발한다. 이에 선조는 정철을 쫓아내고 이산해에게 위관의 자리를 맡기지만, 정체불명의 길삼봉을 잡아들이라는 어명을 더욱 매섭게 내림으로써 역모를 구실로 자행되어 온 공포 정치를 계속 이어 간다. 겉으로는 권력의 축이 정철의 서인에서 이산해의 동인으로 옮겨 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인 승자는 실체 없는 길삼봉을 내세워 신하들 간의 갈등을 부추겨서 왕권을 강화한 선조인 것이다.

- 김민정, '길삼봉뎐'


(김민정 - 길삼봉뎐)



백문보, '율정설(栗亭說)'

1. 백문보, '율정설(栗亭說)'  전문

🐱 전문부터 감상하라냥~ 나른하다고 식빵 굽지말라냥!!


  윤 상군(尹相君.백문보의 동년 급제자인 尹澤을 일컬음)이 일찍이 곤강(坤岡) 남쪽에 집터를 마련하였다. 집터 동서쪽에 밤나무 숲이 울창하여 그곳에 집을 짓고 ‘율정(栗亭)’이라 하였다. 또 조금 서쪽으로 가서 새로 집을 샀는데 밤나무 숲이 더욱 무성하였다. 성안에 있는 주택에는 밤나무를 심는 사람이 드문데, 윤공은 집을 사기만 하면 밤나무가 있는 곳을 선택하였다. 일찍이 나에게 말하기를 “봄이면 가지가 성글어서 가지 사이로 꽃이 서로 비치고, 여름이면 잎이 우거져서 그 그늘에서 쉴 수 있으며, 가을이면 밤이 맛이 들어, 내 입에 가득 채울 만하며, 겨울이면 껍질을 모아 내 아궁이에 불을 땐다. 나는 이 때문에 밤나무를 선택한다.” 하였다.

나는 말하기를, “불이 마른 것으로 나아가고 물이 축축한 곳으로 흐르는 것은 같은 기운끼리 서로 찾아가는 것으로, 이치상 진실로 필연적인 것이다. 대개 그 숭상하는 것에 있어서 물건이나 내가 다를 바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하늘과 땅 사이에 풀이나 나무가 나는 것은 모두 한 기운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뿌리, 싹, 꽃, 열매에 어렵고 쉬운 것, 이르고 늦은 것 등 일정하지 않은 것이 있다. 다만 이 밤[栗]은 모든 물건보다 가장 늦게 나는 것이며, 재배하기가 매우 어렵고 장구한 시간이 걸리지만 자라기만 하면 성장하기 쉬우며, 잎이 매우 늦게 피지만 피기만 하면 그늘을 쉽게 만들어 주며, 꽃이 매우 늦게 피지만 피기만 하면 성하기 쉬우며, 열매가 매우 늦게 열리지만 열리기만 하면 거두기 쉬우니, 대개 그 물건이 기울면 차고 겸손하면 이익이 있는 이치가 있기 때문이다.” 하였다.

윤공은 나와 같은 해에 과거에 합격했는데 당시 30여 세였다. 그러다가 40세가 넘어서야 처음으로 벼슬에 나아갔으므로, 사람들은 모두 늦었다고 하였으나 공은 벼슬에 나아가 더욱 충실히 하였다. 그러다가 선군(先君)께서 먼저 공을 알아보셨는데 크게 쓰이게 되어서는 하루 동안에 아홉 번 승진하여 높은 지위에 올라 사명(司命)을 담당하게 되었으니, 이것은 별로 손질을 하지 않았는데도 무성하게 뻗어 나간 나무와 같은 것이다. 그 기틀을 세우는 것이 처음에는 어려웠으나 그 성취하는 것이 뒤에는 쉽게 된 것이니, 대개 이 밤나무의 꽃과 열매와 같은 것이 있다.

나는 이치로 설명하나니 풀과 나무의 뿌리가 흙에 묻혀 있을 때에 그 싹이 깊으면 그 갈라져 올라오는 것이 늦고, 갈라져 올라오면 싹이 트고, 싹이 트면 가지가 생겨서 반드시 줄기를 이룬다. 샘물이 웅덩이에 가득 차면 그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다가 그 흐르는 것이 고이게 되고 고이게 되면 물이 돌아 흐르고, 돌아 흐르면 못이 되어 반드시 바다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느린 것은 반드시 장차 빨리 되려는 것이요, 그 그치는 것은 반드시 장차 도달하려는 것이니, 곧 이지러지면 채워질 수 있는 것이며 겸손하면 이익이 있을 수 있는 것과 또한 무엇이 다르겠는가.

한 가지 물건에 나아가 보더라도 이것을 실증할 수 있는 것이고, 또한 사람이 숭상하는 바를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니, 곧 불이 마른 것으로 나아가고 물이 축축한 곳으로 흘러 물건이나 내가 다를 바가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의 영달은 곧 밤의 생장이고 밤을 거두어 간직함은 곧 공이 은퇴하는 것이니, 그 생장함에는 세상을 돕는 도가 있으며 그 간직함에는 삶을 수양하는 작용이 있다. 나는 이 정자에 대하여 그 이치를 들어 설(說)을 짓는다.

- 백문보, '율정설(栗亭說)'


(백문보 - 율정설)



수능 특강 해제
  이 작품은 글쓴이와 같은 해에 과거에 합격한 윤택(尹澤)이 자신이 지은 정자의 이름을 ‘율정’이라 하자, 이에 대해 글쓴이가 써 준 한문 수필이다. 늦은 나이에 급제하고 그보다 더 늦은 나이에 벼슬길에 나아간 윤택의 삶이 가진 가치를 밤나무의 생태적 속성을 바탕으로 칭송하고 있다. 설(說) 갈래에 속하는 글의 일반적인 구조와 약간 다르지만, 밤나무가 가진 속성과 윤택의 삶을 유추적으로 연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 갈래의 특성을 살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주제
늦되어도 충분히 성취할 수 있다는 삶의 이치

구성
•1문단: 밤나무를 선호하는 윤 공의 취향
•2, 3문단: 밤나무에 대한 윤 공과 ‘나’의 생각
•4문단: 윤 공의 성취와 밤나무의 닮은 점
•5문단: 이지러지면 가득 차게 되고 빠지면 더해지는 이치
•6문단: 밤의 생장 및 수확에서 깨닫는 삶의 이치